지역의 한 조선소에서 발생한 속칭 초대형 금융 다단계 사건(본지 7월 30일자 1면 보도)의 주범으로 지목된 A씨(41)가 경찰에 자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A씨의 이번 범행은 세간에 알려진 대로 100억 원대의 피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일부 투자자들을 속여 받았던 원금과 약속한 이자를 돌려주지 못해 발생한 단순 사기사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거제경찰서는 지난달 23일 A씨가 자수했고, 27일 구속돼 30일 검찰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06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한 A씨는 지인 3~4명에게 투자를 권유, 개인당 4000만원에서 6000만원 정도의 투자금을 받아 이익금을 배분하는 형태로 자금을 운영했다.
일정부분 수익을 내던 A씨의 주식투자가 이상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해 8월. 주가하락으로 수익금을 배분하기 어려웠던 그는 부동산 투자 등을 미끼로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해 자금을 돌려막았다.
이 와중에 A씨에게 투자했던 일부 사람들이 또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다단계 방식으로 변질되면서 결국 사단이 난 것으로 밝혀졌다.
더 이상 이익금을 배분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진 A씨는 자신과 친분이 있는 한 투자자에게 어려운 자금 사정을 설명했고, 그 말이 다른 투자자들의 귀에 들어가면서 지난 7월 초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2006년부터 A씨가 운용한 자금의 총액은 60억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피해액은 수 억 원대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투자한 원금과 이익금을 상회하는 돈을 받은 투자자가 대부분이었고, 다단계 방식의 특성상 가장 늦게 자금을 투자한 사람들이 주로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