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 및 보일러 업체 직원을 사칭하며 보일러 점검과 수리비 및 부품 구매를 요구하는 신종 사기사건이 잇따라 발생, 시골지역 노인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들은 7-10명이 조를 짜 통일된 유니폼을 입고 노인들이 주로 사는 시골지역을 돌며 보일러를 점거하는 척 하고는 부품 교체비 명목으로 적게는 3만원, 많게는 7만원 이상의 돈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의 경우 거제면 서상리 Y씨(여·80) 집에 보일러 점검반을 사칭한 40대 가량의 남자 2명이 찾아와 보일러를 점검하는 척 한 후 불순물 제거 약품을 투입했다며 3만5천원을 요구했다.
또 비슷한 시간대 이웃집 H모씨(여·79) 집에도 2명의 남자들이 들이닥쳐 보일러를 한참동안 만지작거린 후 일부 부품을 교체했다며 7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이날 하루 서정리 일대서만 9건의 유사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최근 남부, 동부 등 일부 지역에도 유사 사건이 발생, 특히 노인세대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보일러 점검 관련 간단한 공구조차 없이 비슷한 시간대 4-5세대를 동시 방문, 재빨리 돈만 챙기고 자리를 뜨는 수법을 쓰고 있다.
K씨(73·남부면)는 “마침 가진 돈도 없었지만, 보일러 점검반이라는 사람들이 스패너와 드라이버 등 간단한 공구조차 없이 찾아와 점검한다는 것이 이상해 점검을 거부했는데 알고 보니 사기범이었다”며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소비자 정보센터 관계자는 “공기업이나 대기업, 아파트 관리소 직원을 빙자해 수리 또는 물품 등을 판매하는 사기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럴 경우 항상 해당 기업이나 아파트 관리소에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등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정황판단이 느린 순박한 농어촌 어르신들의 쌈짓돈을 노리는 약장수 등 각종 사기범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며 피해 재발방지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