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는 지난 18일 열린 긴급 확대간부회의와 시정브리핑을 통해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36억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8일 현재까지의 잠정 피해규모가 정부의 재난피해 지원대상 최저 규모(36억)를 초과했기 때문에 피해복구비를 신청할 수 있다는 취지다.
여기에는 건설 당시 60억 가량이 들어간 여차방파제 완파 피해, 기타 어항과 양식장 피해, 아직 피해액이 최종 집계되지 않은 기타 피해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완파된 여차방파제의 경우 건설 당시 예산은 60억 원이었지만, 복구비에 보강공사비까지 합치면 최저 120억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고 거제시 관계자는 밝혔다.
또 어항 피해에 이어 두 번째 피해규모가 큰 양식장 피해는 아직 잠정 집계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최종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18일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액 36억에 피해신고기간이 끝나는 27일까지 집계되는 피해액, 그리고 방파제 복구 예산까지 합치면 최종 피해규모가 2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 16일 밤 태풍예비특보가 발효된 거제지역에는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17일 새벽 0시를 기해 태풍주의보, 새벽 3시를 기해 태풍경보가 발령됐다.
18일 오전까지 거제에 영향을 준 태풍 '산바'로 17일 하루에만 장승포동 137mm를 비롯해 가조도 136, 사등면 130, 거제면 118mm의 큰 비가 내리는 등 사흘간 평균 강우량이 178.2mm를 기록했다.
폭우와 함께 순간 최대풍속 38.6m/s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국도14호선 장평동 새거제주유소 인근 도로가 침하되고, 시도2호선 거제면 호산나주유소 인근 도로법면이 유실됐다.
긴급 복구작업이 끝나기 전까지 이들 두 곳을 포함해 옥포고 앞과 소오비다리, 일운면 해진마을 앞 해안도로, 동부면 여차~홍포 구간, 장평 해경파출소 앞과 거제면 고당마을 앞 해안도로, 장승포동 해안도로와 옥포1동 해안도로가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되기도 했다.
성포마을 앞 도로가 한때 침수됐고, 여차 방파제가 모두 파손됐다. 이 밖에 하청면 칠천연륙교를 비롯해 해안지역에 강풍이 몰아치면서 차량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또 남부면 갈곶리와 다대 일원을 포함해 장목면 동부면 사등면 일운면 동부면에 이어 고현시내 상가 등 11개 지역 1만9241세대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해 긴급 복구작업이 진행됐다.
일운면 와현마을의 해안가 저지대에 있는 한 세대가 와현경로당으로, 장승포1구 한 세대가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가 태풍이 지나간 뒤 돌아갔다. 태풍이 지나간 뒤 주택 8동이 한때 침수되고 이 중 1동이 반파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등면 청곡리에서는 4세대 10명의 주민이 해안가 저지대에서 한내경로당으로 대피했고, 한내리 해안변 2세대 3명과 하청면 유계리 서항마을 6세대 6명도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특히 폭우를 동반한 강한 바람에 못 이겨 거제중앙고등학교 벽면이 떨어져 나가면서 건물 옆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가 피해를 입는 등 8개 학교가 크고 작은 태풍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농작물 피해도 많았다. 수확을 앞둔 179ha의 벼가 쓰러져 141명이 긴급 복구작업에 투입됐다. 또 20ha의 과수가 낙과피해를 당하고 41ha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모두 240ha의 농작물이 태풍 피해를 입었다. 35ha에 달하는 하우스 비닐이 찢겨지거나 날아가기도 했다.
교통시설도 적지 않은 피해를 당했다. 교통신호등 12개와 버스대기소 1곳, 교통표지판 20개, 버스정보안내기(BIT) 39개 등 모두 72개소가 넘어지거나 파손됐다.
옥포고 앞을 비롯해 모두 190주의 가로수가 쓰러지고 능포동과 수월동 등에서 대형 옥외광고물이 바람에 떨어져 나가면서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사고도 있었다.
나머지 어항이나 양식시설 피해 규모는 조사가 끝나지 않아 27일 전후 공식 피해규모가 집계될 전망이다.
한편 권민호 시장은 17일 국도14호선 장평고개와 거제면 옥산리 호산나주유소 인근 도로법면 유실현장 등을 찾아 신속한 복구를 지시하는 한편, 정확한 피해규모 조사와 복구비 지원신청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