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규모 행정동 통폐합에 대해 일부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지난 18일 거제문화예술회관과 대우조선 오션플라자 극장에서 각각 열린 '소규모 행정동 통폐합 주민설명회'에서다.
거제시는 이날 오전 장승포동과 마전동 능포동을 통폐합하는 방안을 놓고 3개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통합추진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권민호 거제시장, 이행규 시의원, 이길종 도의원, 옥영윤 행정지원국장 등이 참석해 주민들의 질의사항을 듣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 관계자는 인구 4155명의 장승포동과 5809명의 마전동, 1만2836명의 능포동 등 2만명이 안 되는 행정동을 통합해 인구 2만2800명에 달하는 하나의 동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3개 동을 통합할 경우 매년 인건비 3억9000여만원, 운영비 3억6000여만원, 사회단체보조금 9000만원 등 7억8000여만원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 시 1개 동에 매년 5억600만원의 교부세도 지원된다.
통합안에 대해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장승포 지역주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여서 3개 동 통·폐합이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될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이날 오후 대우조선 오션플라자 극장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는 옥포1동과 옥포2동 통합추진안에 대해 옥포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인구 8931명의 옥포1동과 3만375명의 옥포2동이 통합될 경우 옥포동의 인구가 3만9306명에 달해 4만2000명의 고현동과 비슷한 규모가 된다.
옥영윤 행정지원국장은 "옥포1동과 2동을 통합할 경우 2억2000여만원의 인건비, 2억3000여만원의 운영비와 7000여만원의 사회단체보조금 절감 효과가 있고 역시 교부세를 지원받을 수 있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 국장은 그러면서 "폐지되는 청사에 대해서는 노인복지시설이나 공부방 도서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행규 시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치적 입장에서는 통폐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주민들의 결정에 모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장단점을 모두 고려해서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길종 도의원은 "동이 작으면 뭉치고 커지면 분동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행정동 통폐합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황한성 옥포1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하는 것 같다"면서 "통합할 경우 외국인 2000여명을 포함해 덕포와 옥포의 재건축 지역까지 고려하면 옥포동의 인구가 5만명을 넘게 될 텐데 나중에 너무 커지면 다시 분동할 계획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칠천도나 가조도 외포 등에 출장소가 마련돼 있는데 실제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그런 곳들을 먼저 통폐합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몇몇 주민들도 "통합보다는 마을을 발전시키는 데 더 주력해 달라"면서 황 위원장의 말에 동조하고 나섰다.
또 다른 주민은 "주민의견수렴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무산될 경우 차기 시장이 이 안건을 재추진할 가능성은 없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면서 힘을 보탰다.
출장소 운영실태에 대해 권민호 거제시장은 "각 출장소의 경우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 같아 통합을 고려할 만하다"면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행정기관에서 밀어붙인다고는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또 주민의견수렴방식에 대해서는 "행안부에서 지침이 내려와서 시행하는 것이지만, 강제성은 없고 각 마을 지도자들과 구체적이고 긴밀한 논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행정동 통폐합 안은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10월에 세부계획을 발표하고 11월 중 시의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한편 행정동 통폐합은 지난 2007년 행정안전부가 소규모 동 통폐합 추진지침을 시달하면서 시작돼 지난 2011년 통영시가 미수1·2동 등 6개동을 3개동으로 통폐합했고, 지난 3월 진주시가 9개동을 5개동으로, 창원시가 31개동을 17개동으로 통폐합했다.
거제시의 경우 이보다 훨씬 앞선 지난 1999년 행정동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을 실시, 장승포 지역 6개동을 4개동이나 3개동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반발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한심한 인간이다
이기적인 발상을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