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과 8일, 거제시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특히 지난 6일부터 3일간 거제를 중심으로 펼쳐진 2007 경남초·중학생 종합체육대회는 한마디로 우리의 망신(亡身)을 자초한 행사였다.
이번 대회 참가선수단은 총 5천7백86명(선수 4천9백명, 임원8백86명)으로 육상 수영 축구 테니스 야구 등 17개 종목의 경기를 펼치고 사격, 복싱 등 6개 시범종목도 선보였다.
그러나 이들 선수단이 기거할 숙박업소를 찾지 못하는 해프닝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숙박업소가 없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라 업주들이 학생손님을 거절하는 횡포 때문이었다. 학생들에게 방을 주어봤자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인근 지역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어린 선수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참으로 안타깝다. 어린 시절 어느 특정지역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면 이는 두고두고 나쁜 이미지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번 행사는 ‘부메랑’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어진 행사, 시민과 관광객만 불편
7일과 8일 이틀간은 학동에서 ‘봄꽃 & 숭어축제’가 열리고 8일에는 연초면과 사등면에서 면민의 날 행사를 각각 가져 불붙는 교통 체증에 기름을 끼얹었다.
굳이 왜 이날 이런 행사를 감행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거제시 또는 교육청 등에서 주관하는 큰 행사가 계획돼 있다면 사전에 이를 협의, 행사가 겹치는 것은 피했어야 옳았다.
이들 행사로 인해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에는 한 때 밀리는 차량으로 사곡-고현 간 40분이 소요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기관단체장들, 그들이 과연 관광거제 선두 주자들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연출이었다.
그러나 올해 첫 회, 첫걸음인 이번 ‘봄꽃& 숭어축제’는 행사는 연인원 4만 명 이상이 참가해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이게 했다. 하지만 일부 행사 진행이 미숙해 참가자들이 불평하는 소동도 빚었다.
일관된 운영과 전문적인 기획운영은 주최 측의 기본이다. 좀 더 깊은 안목으로 행사를 준비했어야 했다.
반성하는 마음 우선해야
우리 행사 때문에 외지 손님 불편하게 하는 행위는 우리가 염원하는 ‘관광거제’ 역행이다
축제행사는 모두를 즐겁게 또는 만족하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불편은 최소화 하는 게 행정의 책임이다.
또한 거제시민 스스로 투철한 주인의식 속에 손님 맞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특히 숙박업소 업주 등 일부 돈벌이에만 급급한 상인들은 돈벌이 앞서 백년대계(百年大計)의 관광 거제, 함께 사는 지역사회 앞날을 걱정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브라질의 ‘리오 카니발’, 영국의 ‘노팅햄 카니발’, 일본의 ‘요사코이 마리츠’ 등은 그곳 시민들과 외부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퍼레이드 형’ 축제다.
특히 이들 축제는 행정 등 주최 측이 그곳 지역민들을 직접 참가토록 유도해 외부 방문객들과 어울리며 신나고 편안한 축제를 즐길 수 있게 한다. 특히 교통은 서로가 질서의 모범을 지켜 그 누구도 불평과 불만 없는 페스티벌을 즐긴다는 것이다.
이는 공중도덕을 우선하는 그들의 국민성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국민성은 아직은 못 미친다. 때문에 한꺼번에 개최한 각종 행사, 이로 인해 관광거제 먹칠을 자초한 거제시와 거제교육청, 또한 연초면과 사등면 기관장은 이번 기회에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하는 게 옳다.
그리고 시민불편 없는 행사, 관광객 마음을 사로잡는 지혜를 터득하는 게 무엇보다도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