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자, 의회 결정 수용 사실상 포기의사 시에 전달
일운면 어촌민속전시관을 리모델링해 어린이 테마파크를 유치한다는 거제시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조짐이다.
시가 공공시설인 어촌민속전시관의 용도 폐지 및 변경에 대해 시의회 동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서 사업 제안자인 클라우드 나인 측이 "시의회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며 사업포기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12일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자 설명회를 갖고 사업 타당성 검토, 장애요인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에서도 시와 시의회는 서로 간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사안이었던 어촌민속전시관 용도변경에 대해 산건위 소속의원들이 불가 방침을 거듭 확인하면서 더 이상의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산건위원들은 투자사의 사업방향과 콘텐츠, 새로운 볼거리 등은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어촌민속전시관 용도변경은 곤란한 만큼 제3의 장소를 물색할 것을 권고했다. 사실상 어촌민속전시관을 활용한 어린이 테마파크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건 셈이다.
시의회의 이 같은 결정에 시는 당혹스런 입장이다. 어촌민속전시관 용도변경의 당위성과 사업성 등을 토대로 충분한 설득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형국이다.
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어촌민속전시관 활용에 동의를 해주지 않고 있는데다 사업 제안자 측에서도 건물 신축 시 투자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난감하다"면서 "사업 제안자 측의 최종 통보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나인 측 관계자는 "이 사업을 위해 1년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합작법인 설립 등으로 8억원의 선투자가 이뤄졌다"면서 "사업이 계속 늦어지면서 파트너 회사들로부터 사업추진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는데 어촌민속전시관 용도변경 불가라는 시의회 결정이 내려져 아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파트너 회사들과 시의회 결정 사안을 두고 협의 중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사업추진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뜨거운 감자, 어촌전시관 용도변경
이번 설명회 이전 몇 차례 열렸던 시민토론회와 사업설명회, 의원 간담회에서도 어촌민속전시관 활용은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 7월 열린 의원간담회 당시 시의회 측은 어촌민속전시관의 용도변경에 난색을 표하며 어촌민속전시관과 조선해양문화관을 연결하는 공간에 건물을 신축해 사업을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안을 내놨다.
이에 사업 제안자인 클라우드 나인 측은 건물 신축은 어려운 만큼 사업 건물 내에 디지털 어촌민속전시관을 만들어 사업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회 측은 사업제안 초기부터 사면이 바다인 지역 정서상 어촌민속전시관 용도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
또 투자사의 신뢰성 및 경영 계획 리스크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며 연간 이용객 검증과 시설비 과다투입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어구와 어선 등 유물로 보존가치가 높은 기존 전시물의 전시 및 임시보관 장소 미확보를 지적했다.
이에 시는 어린이 테마파크 민자 유치로 예산 절감 및 수익 창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며 사업추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 시의회가 지적한 투자자 신뢰성 확보 부분도 경영실태 파악과 사업기간 이행보증 보험증권 가입 등으로 점검을 마무리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어촌민속전시관 전시물 활용을 위해 가조도 수협효시기념공원에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수협효시기념공원 준공 전에는 조선해양문화관에 임시 보관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어촌민속전시관 용도 변경 동의라는 칼자루를 쥔 시의회의 판단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조선해양문화관의 경쟁력 확보 및 신 개념의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는 데는 시와 시의회가 의견을 같이했지만, 어촌민속전시관 활용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관광수요 창출을 목적으로 한 어린이 테마파크 사업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