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대한 통제가 형식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강력한 통제수단의 강화가 요구되지만 당장 취할 수 있는 적극적 방법이 묘연해 보인다.
거제지역은 지난 2006년 3월, 신현중학교 앞 스쿨존에서 꿈 많던 한 어린이의 참사를 경험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채 피워보지도 못한 어린 꿈이 어른의 부주의로 인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벌써 그런 기억으로부터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등하교 하는 어린이들의 어른들에 대한 공포는 가시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무관심한 어른들로 인해 말 못할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스쿨존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대부분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행정은 스쿨존 보호를 위해 지정구역 표시와 함께 차량은 속도제한을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표지판에 표시된 것일 뿐 실제적으로 이를 지키는 운전자의 양심에 대부분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거제시 관내 스쿨존 중 속도제한을 위해 가장 확실한 수단인 속도위반 측정용 CCTV가 설치된 곳이 고작 두 군데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재 공식적으로 지정된 스쿨존이 41개소인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결과다.
특히 이 지역에서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이 중 75%가 규정속도 위반이라는 점에서 CCTV 설치는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경찰은 예산부족으로 설치에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라고 한다. 스쿨존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예산배정 후순위로 밀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린이보호는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미래가 달린 중대한 사안임에도 예산부족으로 인해 홀대받는 현실이 참담하기만 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부분은 어린이 보호구역에 CCTV를 확대하라는 방침이 준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CCTV 설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내심 더 바라자면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확대'라는 부분이 '반드시 설치'로 바뀌어 당장 모든 스쿨존에 CCTV가 설치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관이 한 마음으로 정책이 입안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