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양 많은 때만 무판막 수술 가능…치과치료, 수공예품으로 다뤄야 '표준'

치과 치료에서는 누가, 누구에게, 어떤 도구와 재료를 쓰고, 얼마만큼의 정성을 들여 시술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지차이입니다. 그만큼 표준화되기 힘들기 때문에 치과 치료는 공산품이 아닌 수공예품으로 다뤄야 합니다.
오늘은 임플란트 수술 기법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임플란트 수술시 판막 수술과 무판막 수술(그림1)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느 것을 시술할지는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분의 상태가 결정합니다.
부착치은(그림2)의 양이 많으면 판막, 무판막 수술 양쪽 모두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판막 수술을 해야 합니다. 무판막 수술은 잇몸을 도려내어 없애버리기 때문에, 잇몸이 많을 때에 한정하여 사용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무분별하게 마구 사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몇년 전, 어느 환자분께서 '3분 임플란트'를 얘기하셨습니다. 방송에 나왔다고 환자분께서 제게 말씀하셨는데, 충북 어디 치과에서는 3분만에 임플란트를 시술한다고 했습니다. 레이저로 시술하기에 출혈도 없고, 시술 시간도 짧아서 회복도 빠르다고 했습니다. 환자들이 구름처럼 몰려서 발디딜 틈이 없다고 했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듣고 나서, 동일한 기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분께 임플란트를 시술하면서 시간을 재어보았습니다. 마취 시간을 제외한 시술 시간이 3~5분 되더군요. '3분 임플란트'로 광고하는 것도 일리가 있구나하고 생각했지만, 깊이 생각해보니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3분'이라는 단어입니다. '3분'에 시술을 끝낸다고 광고했는데, 모든 환자분을 광고대로 시술한다면 '기본 원칙을 모르는 무식한 치과의사'가 될 것이요, 광고대로 시술하지 않는다면, '허위,과장 광고를 하는-의료법 위반의 범법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 비슷한 예가 너무 많습니다. "단위 시간당 볼 수 있는 환자 수를 늘리고, 치료비를 낮추자" 그러기 위해 "표준화, 규격화를 하고, 정해진 틀 안에서만 진료를 하자" 등, 수공예품이 아닌 공산품의 틀 안에 의료를 짜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다른 치료법이 다 없어지고, '임플란트'만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극적인 그런 날이 오지 않도록, '치과 치료를 공산품으로 다루는 치과'를 멀리하시길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