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소 횡포 여전 … 관광거제 이미지 먹칠, 망신 자초
거제도 봄꽃&숭어 축제가 열린 8일, 학동을 찾은 박전학씨(가명·통영시)는 행사 진행요원의 설명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맨손으로 숭어잡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시작 시간에 맞춰 학동을 찾았으나 숭어잡기는 벌써 끝났다는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많아 1차 행사는 오전 10시30분께 진행됐고 2차 행사는 없다는 설명에 화가 난 박씨는 행사진행 요원에게 격렬히 항의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행사 참여를 위해 접수를 하고 1만원의 참가비도 냈던 박씨는 결국 씁쓸한 마음을 뒤로 한 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거제지역 봄 축제가 매끄럽지 못한 행사진행과 준비 소홀 등으로 관광객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동안 학동 몽돌해수욕장에서 열린 제1회 거제도 봄꽃 & 숭어축제는 많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행사장을 찾아 거제의 봄 정취를 만끽했다.
학동지역 상인들도 평소 주말에 비해 3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설픈 행사진행과 준비 미숙은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무늬만 축제’라는 비아냥거림을 받기에 충분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맨손으로 숭어잡기’는 8일 오전 11시 1차 행사, 오후 12시 2차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숭어잡기는 단 한번으로 끝났다. 시작 시간도 예정됐던 오전 11시가 아닌 10시30분께였다.
뒤늦게 학동을 찾은 참여자들이 본부석에서 격렬히 항의했지만 “죄송하다”는 대답만 돌아 올 뿐이었다.
점심시간에도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평소 주말보다 많은 인파가 모였던 학동지역 음식점은 넘쳐나는 사람들로 음식이 부족, 많은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미숙한 행사진행과 안전관리 소홀도 관광객들의 질타를 받았다.
개막식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고 축하행사 땐 술 취한 관객이 무대에 올라가는 것을 제대로 막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8일 오전엔 해수욕장과 행사장에 쓰레기가 고스란히 방치됐다.

6일부터 8일까지 열린 2007년 경상남도 초·중학생 체육대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일부 지역팀들은 2박3일 동안 머물 숙소를 잡지 못해 큰 고역을 치렀고, 비싼 숙박비로 이중고를 겪었다.
숙박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업주들이 단체손님을 거절하는 횡포 때문이었다. 4월1일 열린 대금산 축제에서는 행사 안내요원들이 거리가 짧은 대금산 중턱 등산로 대신 임도로 관광객을 유도, 말썽을 빚기도 했다.
30여분 가량이면 도착할 행사장을 1시간30분이 넘게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시민 이모씨(신현읍·39)는 “축제다 행사다 하며 홍보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거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다시 찾고 싶은 거제를 만드는 일이 더욱 시급하다”면서 “다양한 축제도 좋지만 너무 많은 행사 보다는 한, 두 가지 특정 주제를 가진 축제를 집중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도관광협의회 관계자는 “맨손으로 숭어잡기 행사가 빨리 진행돼 참여하지 못한 분들께 참가비를 돌려주고 기념품을 따로 전달했다”면서 “첫 행사에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드는 바람에 행사진행에 아쉬운 점이 있었다. 다음번 행사 땐 미비한 점을 보완, 더욱 좋은 축제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