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JOZ TECH社, 축산농가 맞춤형시스템 컨설팅으로 자동화시스템 설치
자국내 축산분뇨처리 시장 점유율 55% … 아시아 등 전 세계 35개국에 기술 수출
축산농가, 최소 인력으로 축사 청결도 향상 … 품질 및 생산성 증대 등 일석이조

현재 국내 양돈농가에서 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퇴비와 액비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양질의 액비를 만든다 해도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뿌릴 수 있는 천연비료 생산은 많은데 뿌릴 곳이 모자라는 것이다.
이는 돼지의 수가 많아서, 혹은 농지가 부족하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의 사례에 비춰보면 그렇지도 않다. 화학비료에 의존한 농사법이 해양투기 금지 이후 축산분뇨 처리 환경의 변화를 어렵게 하는 큰 원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새마을 운동 이후 화학비료 사용이 증가했다. 비교적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다 비용까지 적게 드는 이점 탓에 화학비료를 만병통치약처럼 믿는 농민들의 잘못된 인식이 이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럽 일본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유기농이 확산됐다. 이에 가축분뇨의 자원화가 환경오염 방지,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화학비료를 대체해 농가 소득을 올리는 자원이라는 인식이 문화로 자리잡아 농민의 머릿속에 녹아 있다. 또 인력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축산분뇨 처리에 전자동 기계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유럽에 위치한 네덜란드는 낙농업이 발달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그만큼 많은 양의 축산분뇨가 발생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축산농가의 분뇨처리는 대부분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그만큼 축산분뇨를 처리하는 산업기술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현재 네덜란드의 축산분뇨를 전문으로 처리하는 'JOZ(요즈) TECH'는 이 나라 축산분뇨 처리 시장의 55%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점유율이 높고 인지도가 높은 회사다. 네덜란드는 물론 유럽, 아시아, 북미 등 전 세계 35개국에 축산분뇨 처리 자동화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JOZ는 농가에서 수작업에 의존해 처리하던 축산분뇨를 자동화 시스템과 현대식 축사 건축을 통해 처리함으로써 농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JOZ는 창립자인 얀 오스트바우더(Jan Oostwouter)가 1948년 설립한 이후 52년간 3대에 걸쳐 다양한 방식의 자동화 설비를 개발해 축산분뇨 처리 기술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현재 외손자인 릭 엘링(Rick Elling·36) 상임이사가 동생과 함께 3대째 가업을 계승하고 있다.
창립자인 얀 오스트바우더는 제빵 일을 하다 네덜란드의 낙농산업과 분뇨 처리 문제가 향후 산업으로 크게 발전할 가능성을 미리 예견, 분뇨 처리 자동화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JOZ는 58명의 정규직 사원들이 일하고 있는 중견회사로 성장했으며, 2010년에는 1000만 유로, 2011년에는 1230만 유로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2년 올해에는 1280만 유로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축산 선진국인 네덜란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JOZ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이 회사는 분뇨 처리 자동화 시스템에 집중적인 투자하면서 각종 맞춤형 자동화 시스템 기술을 구축했다. 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한 농가에서 상담 신청을 하면 그 축산농가에 맞는 시스템을 컨설팅하고, 가장 적합한 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하고 사후 관리까지 맡는다.
축사 내 분뇨 처리 자동화 이외에 분뇨펌프 생산, 멀티 플로어 시스템 개발, 가축 발굽 씻는 기계도 개발해 다양한 수요층의 축산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분뇨처리 로봇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정용 로봇청소기와 비슷하게 작동하는 이 로봇은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에 해당하는 메모리에 축사 내부의 모양과 동선을 입력시켜 분뇨 처리가 되지 않는 사각지대까지 청소하는 것은 물론 자동 충전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로봇이 작동되는 동안 축사 내 가축들이 놀라지 않도록 처리 속도는 아주 느리게 했다. 로봇이 축사를 돌아다니면 가축들이 로봇을 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축의 안전사고는 생기지 않는다.
릭 엘링 상임이사는 "JOZ는 꾸준한 기술개발을 위해 지역농가와 협력, 다양한 제품과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꿈꾸고 있다"면서 "컨설팅과 설치·유지·관리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농가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늘 노력하면서 기술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샥 브롱크홀스트(Sjaak Bronkhorst·38) 세일즈·마케팅매니저는 "JOZ의 기술을 도입하려는 농가들은 인건비 절감과 함께 축사의 청결 상태를 항상 양호하게 유지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JOZ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축산농가도 생산성이 배가돼 크게 만족하고 있다. 축사의 청결도는 우유 생산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젖소 사육농가의 경우 분뇨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사전에 예방해 젖소를 건강한 상태로 키워 우유 생산량을 증대시킨다.
네덜란드 북홀란드주에서 유기농 우유 생산 젖소 60마리를 키우고 있는 축산업자인 얍얀 얀쳐스(46) 씨는 JOZ와 협의한 후 축사 바닥에 슬라이딩 방식의 갈퀴를 설치해 분뇨를 수거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자동차 시스템이 도입된 후 축사가 늘 깨끗하고, 분뇨를 수작업으로 치우지 않아도 돼 사육두수를 100마리까지 늘릴 생각이라고 한다. 결국 축사의 청결도가 질 좋은 우유를 많이 생산하고, 자동화 시스템으로 일손도 줄어들어 사육두수 증가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얀쳐스 씨는 "예전에는 분뇨를 처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규모 증대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JOZ의 자동화 시스템 도입 후 사육 젖소를 더 늘릴 수 있게 돼 우유 생산량도 크게 증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