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수목문화클럽(회장 김현길)은 제5회 고려 의종왕 추념식을 4일 둔덕면 복지관에서 경건하게 치뤘다.
당초계획은 의종왕의 피신처였던 거제둔덕 기성(岐城)의 성 내에서 식을 갖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의종왕의 한스런 눈물이 비가 돼 내려 실내로 식장을 옮겼다.
이날 추념식에는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무용협회 거제지부(지부장 정애순)의 의종왕의 폐왕무를 시작으로 막을 올려, 김현길 회장의 추념사, 서용태 총무의 조문 낭독, 황이수 둔덕면장의 축사에 이어 헌화 분향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추모공연이 의종왕의 한을 달래줬다.
고려 18대 의종왕은 문인이요, 정치인으로 풍류를 즐기는 현왕(賢王)이었다. 태평성시에 시와 가무를 즐기는 왕을 보필하던 무관들은 불만이 많았다. 그 불만이 터져서 무신 정중부와 이의민 이고 등이 발란을 일으켰다.
의종왕은 폐위돼 1170년에 거제도로 도망을 왔다. 이어서 왕의 가까운 가족과 군신들이 뒤따라 거제도 둔덕으로 내려와서 의종왕을 보필하면서 살게 됐다. 무신 정중부 일당이 의종왕을 내쫒고, 의종왕 동생을 제19대 명종왕으로 추대해 놓고 사실상 정권은 그들이 쥐고 있었다.
문관들은 의종왕을 다시 왕으로 모셔오기 위해서, 동북면 병마사로 있던 김보당이 장순석을 시켜 의종왕을 복위시키기 위해서 올라가던 중 경주에서 정중부 일파가 이 사실을 알고 이이방을 시켜서 경주 북쪽 곤원사 절에서 의종왕을 살해해 연못에 빠트렸다.
역사적으로 볼 때 왕이 폐위가 되어 기거하고 살았던 곳은 거제뿐이다. 의종왕이 3년 동안 살다간 둔덕면 일대는 당시의 지명과 삶의 흔적과 유물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둔덕면 입구에 있는 고려성, 그 뒷산 정상에 왕비의 무덤이 있는 대비안치봉(大妃安置峰), 왕을 비롯한 왕가의 양식을 했던 둔전(屯田)이 있었던 상둔전(上屯田) 하둔전(下屯田), 농사를 지었던 농막(農幕), 군마를 키웠던 마장동(馬場洞), 과수원이였던 시목 등이 지금도 지명으로 남아있으며, 고려무덤은 1960년 이전에는 그 형태가 잘 남아 있었다. 고려무덤 주변에서 고려 토기가 많이 발견되기도 했다.
또 공주가 밥을 짓기 위해서 물을 길러왔던 공주샘, 죄인을 가둬 뒀던 옥터, 의종을 모시고 왔던 빈정승이 죽은 묘지(賓政丞墓地) 등 많은 유적지가 남아 있다.
거제수목문화클럽은 향토의 문화 발전을 위해서 헌신해 오고 있다. 거제둔덕 기성(岐城) 복원과 고려시대의 유적지 지표조사 및 발굴에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