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인구의 꾸준한 증가에 따라 노인복지 시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수용할 공간들이 없어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거제시는 2곳의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정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전문노인복지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거제시는 예산상의 문제를 거론, 당분간 노인복지관 건립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인여가복지시설이란 경로당 노인교실 노인복지관과 같이 노인의 교양생활과 건강유지, 사회활동에 대한 참여욕구 충족 등을 위해 노인복지법에 따라 제공되는 시설이다.
국가통계포털 코시스(www.kosis.kr)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04만4750명에 달하지만 노인여가복지시설의 수가 3572개에 그치고 있고, 부산의 경우도 41만8043명의 노인이 있지만 여가시설의 수는 2244개에 불과하다.
이는 노인 1000명의 기준으로 봤을 때 많이 부족한 것으로 이같은 수치는 거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에 따르면 거제의 노인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10월말 현재 1만764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630여 명 증가한 것으로서 거제 인구의 7.4%에 해당한다. 노인여가복지시설은 316개로 이중 경로당이 298개이고 노인교실은 18개다.
그러나 전문노인복지관은 단 1곳도 없는 상태다. 이는 노인 인구수가 9700여 명으로 거제보다 적은 노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전라남도 진도군에 노인복지관이 2곳이나 갖춰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거제의 복지관은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 오비복지관 등 3곳이 있지만 노인복지관으로서 어느 정도의 기능을 하고 있는 곳은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뿐이다.
수중치료·작업치료·언어치료 등 치료 프로그램과 정보화교실, 서예교실 등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노인여가복지시설로서 기능을 하고 있는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은 노인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을 통합한 형태의 복지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이곳도 2000명의 노인이 각 프로그램에 등록해 이용하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하루 500여 명의 노인이 한꺼번에 몰리면 식당 등의 시설이용에 불편함이 초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인이 많은 곳에 전문노인복지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부면에 사는 노인 A씨(73) 씨는 "여가를 즐기는 데에 복지관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아서 자주 찾아오곤 한다"면서 "노인인구가 많은 곳을 위주로 복지관을 설치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현재 거제지역에서 1000명 이상의 노인인구가 사는 곳은 일운면 1135명, 거제면 1577명, 연초면 1087명, 사등면 1266명, 장목면 1057명, 옥포동 1487명, 고현동 1657명 등 7개 지역이 있는데 그 밖의 인접지역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하루 700명 정도의 노인들이 몰리게 되면 이곳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둔덕 등에서도 여기까지 찾아오는 걸 보면 그만큼 노인들이 여가복지시설을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서라도 노인 전문복지관을 설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아무래도 예산의 문제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노인들을 위한 전문 복지관의 필요성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시는 예산문제를 거론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노인복지관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결국 예산상의 문제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경로당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복지관을 찾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노인복지법' 제31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6조에 따르면 경로당이란 지역노인들이 자율적으로 친목도모·취미활동·공동작업장 운영 및 각종 정보교환과 기타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소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을 말하고 여기에는 사회봉사활동이나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노인복지법에서 명시한 화장실, 휴게실, 전기시설만을 갖춘 최소한의 형태로 경로당이라는 이름을 달고있는 건물들이 대부분이다.
둔덕면에 사는 노인 B(83) 씨는 "우리 마을 경로당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를 않더라"면서 "아무래도 경로당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재미가 없어서 가지 않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로당은 마을마다 거의 갖춰져 있어 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거제의 노인복지가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노인복지관을 신설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