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교수 중병설 그러나 회복 중 … 업무 진두지휘 이상 무
거제 조류박물관 건립사업과 관련, 사업의 주체격인 거제시와 총책 역할을 수행키로 한 조류학자 윤무부 박사 간 견해차가 커 향후 이 사업은 상당부분 난항이 예상된다. 거제시는 이 사업을 각종 새들이 살아 움직이는 볼거리 위주의 ‘새 공원’건립에 초점을 맞춰가는 반면 윤 박사는 주로 영상물 위주의 사이버박물관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윤 박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본인의 뜻이 완고해 시가 희망하는 방향으로의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거제시는 최종적으로 이 사업에서 윤 박사를 배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그간 중병설이 나돌던 윤 박사는 뇌졸중으로 한 때 병원서 치료를 받았으나 현재는 회복기에 접어들며 오른쪽 수족만 다소 불편할 뿐 별다른 이상은 없어 이 사업과 관련, 자문 또는 지식 전수 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들이다. 세계적인 조류박물관 건립사업, 거제시의 당찬 계획, 김한겸 시장의 선거공약이기도 한 이 사업은 어느 때 어떤 형태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 사업의 첫 삽을 뜨기까지는 상당부분 진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거제시의 사업계획
거제시는 지난해 1월2일, 거제 조류박물관 건립계획을 발표하고 지역출신(장승포), 당시 경희대 교수 윤무부 박사와 8개 항에 이르는 조류박물관 건립,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후 이 사업은 김한겸 시장의 선거공약사업으로 채택되며 시는 조류박물관 건립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관련 공무원, 의회 의원, 자문위원 등을 대상으로 싱가폴, 말레시아 호주, 일본 등 수차례 선진지 견학을 실시토록 하는 등 조류박물관 건립의지를 다져왔다.
그 결과 최근에는 특정지역 새 공원을 다소 변형시켜 우리의 실정에 맞는 새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며 특히 새를 애용한 ‘새 쇼’ 등의 볼거리와 각종 희귀조류 전시장, 우리나라 텃새와 철새 등의 사육장, 사람과 새가 어우러진 친화(親和) 공간 등을 조성, 자연 속의 새 공원을 조성한다는 목표 설정 설(說)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시는 이곳 지역의 비교적 따뜻한 겨울철 기온, 바다를 접한 쾌적한 환경, 관광객을 흡수 할 수 있는 주변 여건 등을 감안, 새 공원 조성사업은 우리나라 어느 자치단체보다도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 국내 최고의 조류박물관 건립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의회 의원, 관계 공무원 등이 서울 소재 윤 박사 자택을 방문, 조류박물관 건립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윤 박사는 새의 영상물 등 사이버 박물관형태의 조류박물관 건립을 고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윤무부 박사의 주장
조류학자 윤무부 박사는 살아 있는 새를 이용한 공원 건립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윤 박사는 야생의 새를 이용, 볼거리를 만든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열대지방 조류를 수입, 이곳에서 사육할 경우 3년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며 개를 야생에서 가축으로 길들이는 데는 1만여 년이 걸린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비교적 넓은 규모, 쾌적한 환경에 1-1.5평 규모의 박스형 영상물 코너 3백여 개를 설치, 이곳에서 스위치 하나로 새의 생태와 사진 설명, 그리고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새가 흥분했을 때의 소리와 행동 등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 박스형 사이버박물관 주변에는 쉼터를 조성하는 한편 벽에는 담쟁이 등을 식재, 초자연적 박물관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자신은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지난 3일, 거제시 관계자들이 그의 자택을 방문했을 때 “거제시가 구상 중인 새 공원을 조성할 경우 실패 확률이 높아 자신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까지 밝히고 자신의 사이버박물관 조성계획은 창원시도 이미 검토, 자신의 참여를 요청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각종 새들의 모습을 담은 필름과 새소리 녹음 테이프 등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조류박물관 건립에 따른 시민들 견해
거제 조류박물관 건립사업과 관련, 일부 뜻 있는 시민들은 학술적 연구 자료가 아닌 관광객 흡수 차원의 사업으로 구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들은 윤 박사가 주장하는 사이버박물관은 큰 예산이 소요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데다 관광객 및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며 의외의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학술적 연구 자료, 또는 이 분야 취미, 연구생들이 활용할 가능성은 높지만 관광객 등 일반인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다.
그러나 거제시가 계획하는 ‘새를 이용한 공원 조성사업’은 다소 실패 확률은 있지만 성공을 했을 경우 관광객 흡수에는 더 없는 효자산업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조류박물관 건립사업이 막대한 예산투입에 비해 효과가 미지수라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싱가폴 쥬롱 새 공원’과 ‘말레시아 쿠알라룸푸르 새 공원’에서 오전 오후 하루에 두 차례 펼치는 ‘새 쇼’는 관광객들의 큰 인기를 끈다”며 “거제 조류박물관 건립계획에는 분명히 이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조류박물관 조성사업 전망
거제 조류박물관 건립사업은 김한겸 시장의 지난 5.31 지방선거 공약사업인데다 관광거제 새로운 자원조성 차원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올 상반기 중 사업형태와 규모, 착수 시기, 예산편성 계획 등 전반적인 사업목표를 설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윤무부 박사와 당초 협의안 등을 바탕으로 절충안을 찾는데 고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윤 박사의 주장이 단호해 서로 협의해가며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은 낮아 거제시는 향후 독자적인 사업계획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거제시와 윤무부 박사간 지난 2006년 1월2일 체결한 협약서 8개항은 거제시의 경우 ‘2006년 1월부터 2009년까지 3년간 부지 확보, 기본설계, 행정절차 이행, 행정지원과 사업전반 추진, 공공투자 및 민간자본 유치' 등을 윤 박사는 ‘조류박물관 조사 연구, 개념도 구상, 자신의 노하우와 소장품 등 각종 자료 제공’ 등이었으며, 협약서 서명 직후 김한겸 시장은 “가칭 거제 조류박물관이 완공되면 관광거제 귀중한 테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윤무부 박사는 “1백년이 지나도 결코 후회 없는 세계적 조류박물관을 건립하겠다”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