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의 탐욕이 피로 표현되고 있는 이 영화의 내용은 악덕 사채업자의 고리대금 채권확보 과정에서 발생된 아픔을 모성애를 이용해 보복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자본의 탐욕이 일반 서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단순한 픽션으로 보기에는 우리 현실이 너무 아프다. 도처에서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고 깊게 상처 박힌 대자본의 그림자가 많은 사람들을 춥고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경제민주화가 무엇인가?
골목마다 사람이 넘쳐나고 왁자지껄한 골목상권이 활기차고 웃음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사회대기업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소상공인에게도 공정한 기회가 돌아가게 만드는 것, 자영업자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시장과 자영업은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며, 서민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경제의 실핏줄이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유통업에 진출하면서 골목상권은 붕괴직전에 있다. 최근 3년간 대기업 위탁 가맹점 형태의 입점은 153%나 증가했고, 1999년부터 대형마트의 매출은 7조원에서 36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다.
반면 매일 2200여명의 자영업자가 눈물을 머금고 폐업신고를 하고 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가족을 동원해도 월평균 소득이 150만원이 채 되지 않으며, 자영업자들의 60%는 월 100만원도 못 벌 정도로 빈곤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정인데도 대형마트와 SSM이 무분별하게 진출하고 있고 골목상권 관계자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임을 들고 나와 양자간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SSM을 넘어 이제는 빵집, 꽃집 등에 이어 심지어는 담배가게까지 재벌 대기업이 장악하면서 골목상권이 붕괴위기에 처해 있다.
이처럼 골목상권의 생존권이 위협정도가 아니라 박탈위기에 와 있지만 제시된 해결책은 불완전하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살린다며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덜어주는 정책을 펴다보니 한계에 다다른 업자들이 간신히 연명하는 수준에 머문 것이다.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조사에서도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만이 오가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를 도심 외곽에 위치하도록 하고 있고, 심야시간에는 작은 가게들이 영업할 수 있도록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본받을 일이다.
골목상권이 살아야 서민들의 삶이 살아난다. 서민경제와 지역경제는 내수시장을 지탱하는 두 개의 바퀴이자 국가경제의 동력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실핏줄 같은 골목상권이 무너졌을 때 마치 인체의 각 부분에 고통이 오듯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에 큰 지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