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2348명 중 취업자 20여 명 불과 … 대기자만 200여 명
거제지역 중증장애인들의 취업률이 현저히 낮고 노동환경조차 열악해 대책이 절실하지만 거제시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거제시 통계자료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장애인 수는 1만670명이다. 이 중 중증장애인 수는 234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여 명(1%)만이 일자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기업과 행정의 지원이 거의 없는 가운데 지난 2011년 민간지원으로 설립해 운영 중인 거제중증장애인자립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중증장애인이 전체 20여 명 중 1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증장애인 취업대기자는 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서울시가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중증장애인 700여 명을 취업시킨 것과 크게 대조된다.
외형상으로만 보면 거제지역의 장애인 고용률은 법에서 정한 규정치를 만족시키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장애인고용장려금에 관한 의무고용률이 2.7%에 달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으며 거제 기업체들의 장애인고용률은 3%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장애 정도가 가벼운 경증장애인에게 해당되는 수치이며 중증장애인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겨우 1% 정도만이 취업된 상태이다.
이처럼 중증장애인의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원인은 기업과 행정에서 적극적인 교육과 취업 알선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각 기업체 중 장애인자립센터가 설치된 곳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A기업의 관계자는 "장애인자립센터가 회사 내에 설치돼 있지만 실제로는 운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 같은 현상은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들의 장애인자립센터 설치는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운영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는 상황이다. 또 중증장애인들을 고용하기 위한 행정적 지원도 태부족이었다.
거제시가 주차단속 등 장애인 일자리사업을 진행중이지만 경증장애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단체 등은 거제시에 장애인직업시설의 증설을 요구하는 등 장애인 직업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거제시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관계자는 "중증장애인의 수는 늘어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일자리가 있는 사람은 극히 적다"며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족도 취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고용현황을 보면 앞서 언급한 거제중증장애인 자립작업장과 거제애광원 애빈하우스를 제외하면 조선소 외주업체 등 중소기업 2~3곳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B기업 관계자는 "솔직히 중증장애인들에게 중요한 업무를 맡기긴 어렵다"면서 "전화교환과 같이 단순반복 업무 정도만을 맡긴다"고 밝혔다.
반면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관계자는 "중증장애인이 단순한 업무 말고는 하지 못한다는 기업체들의 인식이 문제다"며 "그런 인식 때문에 경증장애인에 비해 (중증장애인의)고용률이 현저히 낮은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중증장애인 고용실태가 열악하지만 예산 타령만 하고 있는 거제시의 대책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일자리사업을 통해 일하고 있는 장애인은 55명이다"며 "한정된 예산으로 많은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해 안타까운 실정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장애인 복지분야가 예산이 들어갈 부분이 아주 많다"며 "현재로서는 장애인직업시설을 증설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