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맑던 바다속이 썩은 뻘 밭으로…"
"그 맑던 바다속이 썩은 뻘 밭으로…"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2.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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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세포지역 해녀, 지난 17일 대명콘도 공사현장 앞 바다 속 수중촬영
각종 퇴적물 50㎝ 이상 쌓인 채 부패진행 확인, 각종 조개류 등 폐사

▲ 일운면 대명콘도 공사로 연안 생태계가 파괴돼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지세포지역 해녀들이 지난 17일 공사해역에서 바다밑에 퇴적된 뻘층을 대야에 담아 배위로 올리는 작업을 실시했다. 사진은 수거한 뻘을 배위에 올린 해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대명콘도 공사장에서 연안으로 흘러든 각종 오염물질로 해양생태계가 파괴돼 생활터전이 상실됐다고 주장하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지세포지역 해녀들(본지 1018호 5면 보도)이 공사업체와 행정의 무관심한 태도를 질타하며 직접적인 피해실태 조사에 나섰다.

지난 17일 수중촬영업체와 대명콘도 앞 바다 실태조사에 나선 이들은 공사 전 맑은 바다와 돌밭으로 형성돼 있던 이곳 수역이 각종 퇴적물로 인해 뻘밭으로 변한 상태를 확인하고 퇴적물을 일부를 수거했다. 

이날 수중촬영을 담당한 거제잠수 이재공(56) 씨는 "오탁방지막 바깥쪽의 바다 밑을 확인한 결과 50㎝이상 되는 각종 퇴적물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손으로 조금이라도 휘저으면 뻘물이 일어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퇴적물에 각종 조개류와 해초 등이 뒤섞여 폐사돼 있었다"면서 "오탁방지막의 경우 바다 속 중간까지만 방지막이 쳐져 있어 사실상 각종 오염물질이 인근 바다로 흘러나가고 있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 흙을 뒤집어 쓴 채 죽어가고 있는 해초들의 모습(수중촬영)

수중 촬영 뒤 바다에 들어가 퇴적물을 직접 건진 박명순(51) 해녀는 "바다 속 시야가 워낙 좋지 않아 머리부터 잠수하면 바위 등에 부딪힐 위험이 있어 손을 먼저 더듬으며 잠수했다"면서 "바위와 모래로 형성돼 있던 바닥이 검은 뻘과 붉은 황토로 변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제법 많은 비가 내렸지만 현재 공사장 옆쪽에 설치된 우수관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깨끗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이라면서 "공사장 인근 바다로 유입되는 흙탕물 대부분이 인근 국도14호선 공사장에서 흘러든다 대명 측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지세포어촌계 김종식 계장은 "공사 수역의 촬영사진과 바로 옆쪽 인근 바다의 사진을 비교하고 바닥에서 걷어온 퇴적물 등을 분석해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바다환경 오염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대명 측은 여전히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며 회피에만 급급하고 있고 행정도 뒷짐을 친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대명콘도 측은 "해녀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꾸준히 만남의 장을 마련해 타협점을 찾아나갈 계획"이라면서도 "흙탕물 유입 등의 발생 근원지가 마치 대명콘도 공사현장 뿐인 것처럼 몰아붙이는 해녀들의 주장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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