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없는 행정에 복지관 속 탄다
원칙없는 행정에 복지관 속 탄다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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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재위탁 여부 결정하지 않은 채 심사위원회 차일피일
조계종 측, 동일조례로 운영되면 같은 기준 적용 주장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관장 박기련) 재위탁 여부를 놓고 거제시의 원칙없는 행정이 창피를 당할지 모를 판이다.

특히 거제시의 관련 부서 국장이 당연직 이사로 있는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사장 남해안)'이 재위탁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탁운영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행정의 개입'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받고 있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하고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측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2월31일이면 거제시와의 위탁 운영기간이 만료된다.

이에 따라 조계종 측은 위탁 협약서 5조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계약기간 만료 90일 전인 지난 10월 중순 재위탁을 위한 신청서를 거제시에 접수했다.

거제시도 이에 따라 관계 공무원을 통해 사무수행에 대한 평가 등 실사를 마쳤다. 실사 후 거제시는 재위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사위원회를 한 달 넘게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심사위원회를 통해 재위탁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재위탁 불가시 수탁위원회를 개최, 공개모집에 들어갈 수 있다. 위탁협약서 제5조에서 계약기간 만료 90일 전에 재위탁 신청서를 제출하라는 조항을 둔 이유는 재위탁 불발시 공개모집 등 절차를 거치기 위한 의회의 승인을 받기 위한 조치이다.

하지만 당장 심사위원회가 열려 재위탁 불가를 결정하게 될 경우 수탁위원회를 개최하고 시의회에 보고하더라도 12월 하순이 돼야 공모에 들어갈 수 있다.

시의회 정기회가 12월초에 열리더라도 본회의 결정은 12월 중순 이후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모와 선정위원회 개최 등 관련 절차를 거치게 되면 내년 2월에나 위탁 주체가 결정될지도 모른다. 이럴 경우 복지관은 주인 없이 1달 이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4일 권민호 시장의 공약사항 이행을 위해 설립된 거제시희망복지재단 이사회에서 복지관 위탁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참석한 이사에 따르면 위탁 공모 참여 쪽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이사회 구성원 중 한 명이 거제시의 담당부서인 주민생활국 조용국 국장이며 아직 재위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논의가 있었다는 점이다.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조계종 재단 측은 거제시가 자신들을 배제하고 희망복지재단에 복지관 운영을 위탁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조계종은 복지관 운영주체로 선정돼 입지와 접근성 문제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문인력의 체계적 배치를 통해 사업운영을 활성화 시켰다"면서 "거제시가 기관운영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하지 않고 재위탁 관련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상황에서 희망복지재단에서 위탁참여를 거론했다는 점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현재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은 동일한 조례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유독 위탁운영과 관련해서는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면서 "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옥포복지관은 관련 절차 없이 재위탁된 점에서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도 같은 절차 및 기준을 적용받는 게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담당부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논의 중에 있으며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할 것이다"고만 답했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 시의회 총무사회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재위탁 불발시 관련 절차를 밟을 충분한 시간을 갖기 위해 90일 전에 재위탁 신청서를 접수하도록 조례에 정한 것이다"면서 "일련의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복지관 운영에 공백이나 말썽이 생기게 될 경우 그 문제는 전적으로 시장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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