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지속적인 증가세, 대기자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나
방문교육·가족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행정 지원' 부족

현재 거제지역은 다문화가족의 빠른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다문화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다문화가족 지원 사업은 대부분 아주동에 있는 거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임옥수·이하 다문화센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거제시가 지난 2008년부터 거제YWCA에 위탁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센터는 결혼이민여성들의 한국어교육, 다문화 이해교육, 자녀생활지원과 취업연계 및 교육지원, 개인 가족상담 등 다문화가족들이 한국 생활에 하루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가 직접 추진하는 사업도 다양하다. 다문화가족들을 초등학교 급식도우미의 주방보조, 초등학교 및 어린이집의 보육도우미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 아이들의 다문화 인식 개선을 돕고 있다.
또 지역아동센터·사회복지시설 등에 원어민 강사로 출강해 저소득층이나 지리적 여건으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여성결혼이민자들에 대한 교육 지원책으로는 '찾아가는 방문교육서비스'가 있다.
그러나 경남지역 타 지자체에 마찬가지로 지역의 다문화가정이 많이 증가하고 있어 대기자 발생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지리적 어려움, 기타 사정으로 한국어 수업에 참여하기 힘든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는 권역별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월 개강한 한국어 집합교육은 한글을 익히고 우리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단계별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사회 이해교육, 문화탐방, 보건교육 등 사회 적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다문화센터와 고현 분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문상담사가 항시 대기해 다문화가족이 겪는 의사소통의 어려움 및 부부갈등, 고부갈등, 가족, 자녀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상담하고 있으며 취업지원에 대한 교육 및 상담도 병행해 다문화가족이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도와주고 있다.
또 다문화가족 자녀에게는 맞춤형 수업으로 진행하는 언어발달지원 사업, 엄마나라의 언어를 습득해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이중 언어지원 사업을 다문화가족센터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캠프사업'은 올바른 가족관계 형성과 문화 이해를 위해 시부모, 남편, 자녀 모두가 참여하는 통합프로그램으로 1박 2일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귀한 시간이 되고 있다.
지역 기업체와 단체들의 후원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주) 거제조선소는 지난 2008년부터 '여성결혼이민자 친정보내기사업'을 지원해 지난해까지 150여 명이 고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다문화가족 방문교육 사업에 지도사 양성비와 교재비, 한국어 시험 응시료 등을 지원하고 있고,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퀼트 및 홈패션 수업 진행에 필요한 공업용 재봉틀 등의 부대경비도 부담했다.
이밖에도 결혼이주여성들과 '친정어머니 맺어주기' 결연을 통해 이주여성들의 '한국엄마'를 정해 이들이 한국에 살면서 겪는 문화 차이와 자녀 양육, 한국음식 만들기 등 각종 어려움을 상담을 통해 해결해주고 있다. 2009년부터는 저소득 다문화가정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진행해 오고 있다.
삼성중공업 내 봉사단들도 다문화가정 돕기에 나서고 있다. 각종 지원은 물론 이주여성들과 함께 장애시설과 노인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목욕봉사와 텃밭 가꾸기, 시설보수 등의 봉사 활동도 벌이고 있다. 다문화 가정 여성들을 도움을 받는 존재에서 봉사활동의 주체로 만들어 남을 돕는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시에서도 2011년 7월부터 '여성결혼이민자 출산용품 구입비 지원 사업'으로 둘째 자녀 이상을 출산한 이들에게 출산용품 구입비 1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가정 내 이혼·가정폭력·고부갈등 등 사회적 문제 아직도 심각
이중언어 프로그램 등 다문화가정 역량강화·인식개선사업 '중요'
행정과 기업, 시민단체의 지원이 끊이질 않고 있지만 지역 다문화가정의 문제점은 산적해 있는 상태다. 물론 최근에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된 상태지만 여전히 이들을 타인으로 보는 시각은 존재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다문화가정 내의 이혼, 가정폭력, 고부갈등 등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 승혜경 센터장은 "경남도 내의 경우 의령군과 창녕군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연내 개소할 예정이어서 모든 자치 단체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일부 다문화가정 내의 가정사 문제를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다문화가정 이혼에 따른 자녀문제는 몇 년 내 거제지역은 물론 전국적인 문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거제지역의 경우 자녀를 출산한 뒤 그대로 잠적해 버리는 결혼이민 여성이 존재하고 있어 이들 자녀들에 대한 보육 및 교육문제에 대한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부갈등과 가정폭력 또한 일부 다문화가정에서는 무시하지 못하는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고등교육을 받은 결혼이민여성이 가부장적인 시댁문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연스레 지역사회와 어울릴 시간 등을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승 센터장은 "결혼 전 최소 한 두 달 정도는 결혼이주여성과 남편이 함께 모여 서로간의 문화적, 정서적 차이점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꼭 필요하다"면서 "법적 구속력을 동원해서라도 결혼이주여성과 남편이 결혼 전 함께 교육을 이수하는 시간을 규정한다면 다문화가정 내의 문제점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와 다문화센터가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다문화가정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여전히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해 편향적 인식을 갖고 있는 지역 현실에다 다문화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시킬 만한 여건이 되는 결혼이주여성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클 수밖에 없다.
울산광역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정민자 센터장은 "현실적으로 이중언어 프로그램 등 다문화가족 역량강화교육과 다문화 인식개선사업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두 가지 사업이 활성화 돼야만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자긍심 강화는 물론 한국 사회의 미래 주역이 될 아이들의 인식 전환을 이뤄낼 수 있어 향후 사회 통합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