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12월의 첫머리는 훈훈한 감동을 선사한 어느 택시기사의 이야기로 시작했다.
이 기사의 행동은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었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미담의 주인공이 하는 이야기를 보면 이 사람은 천성적으로 타고난 선한 사람이다.
이 사람에게서 '귀차니즘'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냥 200달러와 10만원 현금을 자신이 가져버리면 되는 것을 주민등록증 하나와 모임 관련 전화번호 하나를 단서로 지갑 주인 찾기에 나선 것이다.
그냥 간단히 분실물 신고로 접수하고 택시 운행에 나섰다면 미담의 주인공은 그 시간 동안 사납금 중 일부를 채울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택시에 탄 손님의 물건을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돌려주기 위해 육체의 수고로움과 금전적 손해를 감수한 것이다. 지갑 주인으로부터 사례금도 받지 않은 것을 보면 의도된 선행도 아니었다.
이 택시기사가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지갑의 주인을 찾은 것은 바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였다. 자신이 조금 번거롭고 손해 보면 상대방의 물적 시간적 손해가 줄어든다는 것을 알고 배려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지갑을 돌려주지 않았다면 지갑의 주인은 현금을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신분증과 카드 발급 등으로 더 많은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다.
이 택시기사의 작은 배려, 이것이 바로 세상을 살맛나게 하는 '온정'이었던 셈이다. 오죽 했으면 지갑의 주인이 거제시 관계자를 찾아 사례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을 정도다.
이제 이러한 배려, 즉 온정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해지는 시기다. 연말연시가 되면 우리 주변에 이전보다 더한 외로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경제 사정이 이전보다 어렵지만 그보다 더 힘들고 외로운 이들을 위해 택시기사가 그랬던 것처럼 작은 배려를 통해 우리 주변의 외로운 이들이 활짝 웃는 그런 연말연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