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하게 씹히는 장어육질 "다 이유가 있었네 있었어∼"
풍부하게 씹히는 장어육질 "다 이유가 있었네 있었어∼"
  • 박근철 기자
  • 승인 2012.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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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등면 옛 거제대교 밑 대교장어맛집

통영 서호시장 '원조시락국' 15년 손맛 노하우 고스란히 묻어나
추어탕 같은 6000원짜리 '장어탕'·점심 특선 '장어두루치기' 별미

사등면 옛 거제대교 아래에는 제법 많은 상가가 자리 잡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외곽지역으로 인식돼서 그런지 많이 한산하다.

거제·남부면으로 이동하는 차량만 수시로 왔다갔다를 반복할 뿐 고현이나 옥포처럼 그렇게 북적대지는 않는다. 하지만 옛 거제대교와 한적한 바다·갯벌을 끼고 있는 이색적인 풍경에다 도심과는 다른 맑은 공기를 만날 수 있어 가벼운 가족 나들이로는 그만이다.

최근 옛 거제대교 바로 앞에 '음식 대가'가 장어 전문점을 열었다. 지난 10월11일 오픈해 50여 일 된 '대교장어맛집'이 그 곳.

강효주(41) 대표와 강 대표의 어머니 장재순(60) 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맛깔스런 집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장 대표는 통영 서호시장에서 알아주는 '음식 대가'다. 통영서호시장 내 '원조시락국' 집에서 15년간 주방장을 맡았었다. 지금도 새벽 4시에 '원조시락국' 가게 문을 열어 밑반찬 등을 만들어 놓고 '대교장어맛집'으로 넘어와 장어 손질에 여념이 없다.

'원조시락국'은 각 방송사 생활정보 방송에 많이 소개됐던 서호시장에서도 손 꼽히는 '맛집'이다. 그런 가게를 도맡다시피 한 장 대표이다보니 장 대표의 손맛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인지 '대교장어맛집'에서 각종 메뉴들과 나오는 밑반찬들은 정갈하고 구미를 팍팍 당기기에 충분하다.

'대교장어맛집'의 대표 메뉴는 6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는 '장어탕'이다. 장어 머리와 뼈 등 신선한 재료들을 7시간 이상 고아 진한 육수를 내는 게 공개 가능한 비법.

여기에 고사리·배춧잎·숙주 등을 넣어 추어탕처럼 끓여내는 게 특징이다. 그 때문에 비위가 약해 장어 요리를 꺼리는 사람들도 장어 자체의 비릿함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떡볶이 소스 맛을 가미해 점심 특선으로 나오는 '장어두루치기'도 별미 중의 별미다. 듬뿍 썰어 넣은 각종 채소에 떡볶이 떡과 그렇게 맵지 않은 독특한 소스를 가미해 풍부하게 씹히는 장어의 육질이 저절로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게 만든다. 건더기를 다 먹고나서 볶아 먹는 볶음밥도 별도의 메뉴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통영 동호항에서 선별해서 받아오는 장어는 포를 떠서 3∼4시간 정도 숙성을 시킨다. 그래서인지 장어구이도 고소하고 담백하다.

강 대표는 "어머니의 손맛은 정평이 나있다. 어떤 까다로운 손님한테도 어떤 경우든 비위를 맞추는 게 어머니의 철학이다. 그런 어머니 밑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좋은 평가를 받는 맛에 친절까지 가미된다면 찾아오는 손님의 발길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팁 하나. 여성의 아기집 축소 모양을 닮은 '장어 위'는 부인병 치료에 탁월하다고 한다. 장어 한 마리에 '장어 위'가 하나 밖에 나오지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손님들에게는 '장어 위'가 모이는 대로 서비스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조금은 기름진 음식인 장어 요리를 먹고 난 뒤 '입가심'을 위해 제공하는 조생 감귤도 계산하고 나가면서 몇 개 더 얻어갈 정도로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제주도의 한 농장에서 직접 공수해오는데 인근 교회 목사의 말로는 무농약 재배라 모양은 예쁘지 않지만 맛과 품질면에서는 최고라고 한다.

맛과 서비스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대교장어맛집'. 아늑한 어촌 마을의 오후 전경과 맞물려 '안식의 커피' 한 잔을 곁들이는 느낌이 입 안 가득해 모처럼 풍요로움을 느껴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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