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토론 참석자들, 각종 문제점 지적 및 남편·시부모·자녀양육 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 절실

거제시 다문화가족을 우리의 진정한 이웃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해법을 모색한 이날 토론회는 발제에서부터 토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과 해법이 제시됐다.
특히 이날 사회를 맡은 경남민언련 강창덕 대표는 발제문의 핵심을 요약해 알기쉽게 전달하는 한편 교육과 행정에서 대표로 참석한 이들로부터 정책적 결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독려했다.
또 거제시로부터 폐지됐던 다문화가족 지원부서의 별도부서 부활에 대한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유도해 발수갈채를 받았다.
발제에 이은 토론의 스타트는 거제시 주민생활과 윤수원 과장이 맡았다. 그에 따르면 거제시 다문화가족은 2012년 현재 1104명으로 2007년 516명에 비해 5년동안 두 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다문화가족의 증가로 이들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다각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들을 통한 지역사회 존속과 발전, 나아가 국가의 생산인구 증가를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주로 거론한 지원사업은 거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위탁사업을 비롯해 자체사업으로 △여성결혼이민자 일자리사업(초등학교 급식도우미 지원) △권역별 한국어 수업 △여성결혼이민자 출산용품 구입비 지원 △다문화가족 자녀 방문한국어 학습지원 △여성결혼이민자 원어민강사 지원 등이었다.
이어 거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거제시의회 전기풍 의원은 다문화정책의 중요성과 지원센터의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발제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다문화가족을 위한 지원 정책은 △제도적 기반 하에 추진 △정부부처간 통합 및 조정과 장기적인 정책개발이 가능한 중앙정부의 기구 설립 필요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구 등과 적절한 역할분담과 협력·연계 강화 △다문화정책 방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 필요 등을 주장했다. 이외에도 다문화정책 개선방안으로 제도적, 운영적, 환경적 측면을 구분해 제도정비 및 계획수립 등을 강조했다.
전 의원의 바통을 이어받은 거제교육지원청 고영준 장학사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다문화가족 자녀교육의 효율성을 위해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1인당 40만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사업후 효과성에 대한 검증작업 미흡 △1회성 행사로 그치는 경우의 보편화 △다문화가정 전체를 위한 행사보다 학생 위주로 한 행사에 치우쳐 참여율이 저조하고 예산만 낭비 △학부모 참여가 극히 저조(남편이 참여를 막음) 등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효율적인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해 고 장학사는 지자체·교육청·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이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사업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세 기관이 공동으로 사업예산을 수립하고 투자해 사업을 펼치면 지금보다 훨씬 효과적인 사업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다문화가정의 남성들이 우월성의 논리를 버리고 문화다원주의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적 우월성에 빠져 나쁜 시각으로 다문화가족을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문화가족에게 발생하는 문제점, 특히 남편의 폭력이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출발한다는 것.
거제가정상담센터 이정미 센터장은 다문화가족의 폭력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사례 및 문제점 개선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11년 전체 상담 3000여 건 중 111건이 다문화가족 관련 상담이었다고 밝히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의사소통의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들과의 상담 중 느낀 가장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결혼이민자들이 한류문화를 통해 멋있고 잘 사는 나라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겪은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한 점이었다는 것. 이어 거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강행이 팀장은 기대했던 대로 다문화가족 관련 많은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개선방향 등을 제시했다.
그는 다문화가족 결혼이민여성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는 부분을 취업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대부분 식당이나 간단한 노동에 종사하며 자녀를 어린이 집에 보내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서툴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위해 거제시센터는 야간학교 개설을 통해 한국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검정고시반, 한국어 확대반 등을 통해 사회복지사 등 각종 자격증을 획득, 공무원이나 사회복지사 등으로 진출하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특히 그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문제로 꼽았다.
다문화가족 자녀들 대부분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로 인해 학습능력이 뒤처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주말공부방'을 운영한 결과 성적향상에 따른 자신감 회복이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는 것.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주말공부방을 3곳 정도 확대할 방침이며 각 학교와 연계해 멘토링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문화가족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관련 기획보도를 담당한 본지 배창일 부장은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가족처럼 편안한 분위기 조성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특히 그는 행정을 향해 조선소에 체류 중인 외국인 선주를 위해 거제시명예시민증을 수여하는 것처럼 다문화가족의 거제시민으로서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 '거제시민상'이나 '자랑스러운거제인상' 등을 수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토론회의 대미는 직접 한국에 와서 정착해 살고 있는 여성결혼이민자이자 가정주부인 김영자(중국·결혼 15년차)씨와 딩티상(베트남·결혼 5년차)씨가 장식했다.
특히 김 씨는 당장 처한 현실의 문제로 자녀교육 문제를 들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김 씨는 진로문제를 놓고 어디로 보낼지 몰라 걱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앞으로 고등학교, 대학교 등으로 진학할 경우 교육정책 등 달라지는 교육문제에 대한 정보접근이 어렵다며 입학시점에 맞춰 다문화가족 부모를 대상으로 입학정보를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승해경 센터장이 문제점으로 꼽았던 '이혼·사별로 인한 가족 위기에 처한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문제와 '국적 취득시 면접 등의 문제점' 등을 거론했다.
만삭의 몸에도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참석을 마다 않은 딩티상 씨는 다문화센터에서 통번역가로 활동하며 보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그가 가장 문제로 삼은 것은 가정폭력이었다.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여성 결혼이민자가 많으며 심지어 이혼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남편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과 배우자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그는 다문화가족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과 시부모 문제, 자녀교육 등에 대한 문제점 등을 토로했다.
한편 사회를 맡은 경남민언련 강창덕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도출된 문제점과 개선방향 관련 거제시 및 거제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이 반드시 실천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