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사기꾼' FMD에 농락 당했다
거제시, '사기꾼' FMD에 농락 당했다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2.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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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협약 체결 후 3년 동안 마리나 사업 관련 진척 전무
투자법 개정 후 교묘한 언론플레이로 사업책임 시에 전가

지세포항 마리나조성 개발사업과 관련, 거제시와 2009년 투자협약을 맺은 미국 플로리다마리나사(이하 FMD사)의 사업추진 의사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FMD사는 투자협약 당시 1억3000만 달러(150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실질적 투자 상황은 전무한 실정인데도 교묘한 언론플레이로 사업에 대한 책임을 시에 전가하고 있어 협약 파기 및 새로운 민자 사업자 선정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FMD사는 지난 5일 'FMD 지세포마리나 빌리지 개발 한 발짝 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1월22일 외국인 투자촉진법 개정으로 외국 투자업체도 국가와 국공유지 매입 수의계약이 가능해졌다"며 "거제시에 농림수산식품부와 협의 중인 육상부지 토지이용계획을 확정해 구체적 개발방향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허가의 조속한 진행과 지세포항을 마리나항으로 지정해 공유수면 점·사용료를 면제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세포마리나 사업 추진을 위해 FMD사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시에서 FMD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FMD사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법률이 개정된 만큼 육상부지의 경우 농림수산식품부와 수의계약을 통해 매입한 뒤 시와 개발 방향 등에 대한 협의를 거쳐 사업을 추진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

또 해상부지의 경우에도 FMD사에서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얻어 매년 일정금액의 사용료를 납부하면 된다.

이 같은 FMD사의 주장에 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FMD사가 지세포 마리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의 행태를 보이며 사업부분에 대한 책임을 시에 전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개했다.

이 관계자는 "1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회사가 매년 4억원의 공유수면 점·사용료를 내면서 투자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라며 "지세포항의 마리나항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지만, 설령 마리나 항만으로 지정되더라도 공유수면 점·사용료는 50%만 감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있는 FMD사 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지만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여러 채널로 확인한 결과 행정이 일종의 사기꾼에게 농락당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거제시의회 전기풍 의원은 "지난 9월 시정질문을 통해 FMD사의 신뢰성과 자금력, 개발계획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하며 명확한 답변을 요구한 바 있다"며 "당시 권민호 시장이 FMD사의 추진의지를 살펴보고 여의치 않을 경우 협약 파기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대명콘도가 내년 6월 완공되면 마리나 관련 시설이 필수적임에도 협약 체결 후 3년 동안 아무런 진척이 없다"며 "시에서도 자금력과 투자의지가 의문 시 되는 업체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말고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 지세포항 개발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9년 MOU체결 당시 FMD사는 마리나를 포함해 다용도 숙박시설과 레크레이션 시설 건설을 위해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주요시설에는 8만9000㎡의 부지를 조성해 요트 건조·보관소와 클럽하우스 등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저층규모의 고급호텔·콘도 등 수변빌리지와 광장 야외공연장 커뮤니티센터 쇼핑숍 해안산책로를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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