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는 나눔이 '봉사' '더불어 사는 삶' 어렵지 않아

장승포농협 주부대학 농촌봉사단 공선자(69) 단장은 '열혈여아(?)'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복지관 식당 주방에는 '공선자 1' '공선자 2' '공선자 3'…이 존재한다. 기자가 눈여겨 보는 곳곳에는 언제나 공 단장의 모습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공 단장은 봉사단이 결성된 2004년부터 줄곧 단장을 맡고 있다. 많은 나이 때문이라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지켜볼만도 한데 아직까지 에너지가 넘치는 모양이다.
공 단장은 "제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봉사며, 하나를 나누면서도 두 개, 세 개를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는 게 바로 봉사"라고 운을 뗀 뒤 "장애인들과 노인들을 보면서 '우리도 언젠가는 저렇게 늙고 병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분 일초, 매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 단장은 "젊은 사람들은 일단 배울 것 다 배우고 할 일을 다 한 후에 그제서야 여유가 생기면 봉사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며 "우리 정신과 신체에 봉사가 안겨주는 은혜는 우리가 조금 하고 있는 노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봉사의 참된 의미를 덧붙였다.
고령인 공 단장은 봉사로 건강을 되찾은 케이스다. 4년여 전에는 위암 수술을 해 병상 신세를 졌고, 지난해 1월에도 허리 수술을 했다. 공 단장은 위암 수술 뒤 몸이 조금 회복되자 죽을 먹으면서 봉사 활동을 이어갔고, 허리 수술 뒤에도 복대를 차고 봉사단을 도와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공 단장은 "나를 위해서 봉사한다고 생각하니까 건강 회복에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됐다"며 "봉사하기 전까지는 대단한 사람들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어서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공 단장은 지난해 어느 봉사 수기 공모전에 응모해 입상을 하기도 한 '문필가'다. 봉사를 하면서 느낀 점들을 그대로 쓴 게 입상을 하게 돼 부끄럽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봉사가 일상생활에 베여있기 때문에 그 솔직함이 그대로 '작품다운 작품'으로 승화된 것 같다.
"시간이 없어 봉사를 못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핑곕니다. 봉사는 때도·장소도·나이도 없는 것 같습니다. 봉사는 정년이 없습니다. 젊은 사람들과 대화도 하면서 사회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는 게 봉삽니다. 더불어 나누며 사는 삶,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