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제조업체, 살 길은 해양플랜트 관련 산업
거제의 제조업체, 살 길은 해양플랜트 관련 산업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2.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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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분원장, 지역산업 다양성·전문인력 양성 등 정책 제안
한국은행 관계자, 조선해양산업 경기 2014년 3/4분기 기점으로 회복세 전망

조선산업 침체로 인한 거제지역 제조업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지역산업을 다양화하고 기업지원 핵심역량 확보와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2007년 이후 장기 수축 국면에 빠졌던 조선해양산업 경기는 2014년 3/4분기를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내용은 거제시와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지난 14일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마련한 '조선해양산업 위기 극복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거론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신수철 경남분원장은 '거제지역 조선해양산업의 활성화 여건 조성방안'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했으며 한국은행 경남본부 김영근 과장은 '최근 조선해양 경기 동향 및 향후 전망'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신수철 분원장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경기 회복둔화로 선박 발주량은 줄어들고 신조선가의 하락 등 조선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거제지역의 제조업이 위태롭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거제는 물론 경남 전체의 제조업 생산과 수출에서 조선이 자치하는 비중은 2009년 기준으로 각각 24%와 59.8%에 달하며 조선소를 정점으로 하는 하도급 위주의 획일적 구조 때문에 경기변동 혹은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부족해 제조업 기반이 붕괴될 위험도 있다는 것.

실제 그가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거제지역의 조선관련 업종 65개 가운데 선박구성부품 업종이 52개로 가장 많고 도장·표면처리 업종 4개, 소형선박 업종 4개, 기타 업종 5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대우 양대 조선소의 사내 협력업체를 포함한 320여개 조선관련 업체가 이들 조선소를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식의 수직 하도급 관계에 있다는 것.

이같은 피라미드식 수직 관계로 인해 제조업체들의 대형조선사에 대한 하도급 의존도는 더욱 심화되고 이로 인해 스스로의 자생력은 결여됐다는 것이다.

대부분 업체들이 선박 구조물 부분품의 임가공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자재 및 도면의 조달 능력이나 대외 영업역량, 엔지니어링이 부족하고 자체 제품 브랜드조차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신 분원장은 이러한 구조로 인해 거제지역 제조업체들은 양대 조선사의 선박 구조물 임가공에 대한 혁신결과를 활용하는 데는 강점을 가지게 됐지만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해양플랜트로의 사업전환과 R&D 수행 능력, 전문인력의 양성 등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지속적 성장을 위한 과제로 신 분원장은 해양플랜트 산업에 중점을 둔 △지역산업 다양성 추구 △기업지원 핵심역양 확보 △전문인력 양성기관 확보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지역산업의 다양성을 위해 그는 해양플랜트 틈새 산업육성을 위한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중견 구조물 제작업체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가 말한 해양플랜트 틈새 산업은 해양플랜트의 자켓(Jacket)이나 지원선박(Support Vessel) 건조, 해양플랜트 개조 및 수리, 해양플랜트 기자재 기업의 육성과 기술지원 등이었다.

실제 그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주요 해양플랜트 기자재의 국산화율은 아직 낮은 편으로 심해시추선인 드릴십(Drillship)과 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는 관련 기자재의 국내 수급 비율이 25~30%, 반잠수식 시추선(Semi-rig)은 5~15%에 불과했다.

그는 또 지역산업의 다양화를 위해 해양플랜트 관련 모든 솔루션을 지원할 수 있는 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중심으로 지역업체와 해외를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오일 메이저들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역 제조산업의 다양화를 위한 산·학·연·지자체 전문가 등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지속 성장 가능한 지역기업 활성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지원 핵심역량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국책연구기관인 키오스트(KIOST·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 분원을 유치하고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험인증 센터의 지원 및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인력 양성기관 확보를 위한 방편으로 신 분원장은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뮬레이션 교육센터 구축 △조선·해양플랜트 현장인력 양성 재교육센터 구축 등을 제시했다.

국내에 해양유전이 없고 기자재산업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재의 국산화 및 전문기술 양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상현실 기반의 교육인프라 확보를 위해서는 시뮬레이션 교육센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해양플랜트는 기존 선박과 달리 특수소재 적용이 많고 특수용접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조선에 배치된 인력의 재배치를 위한 기술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교육센터가 설립돼야 한다는 것.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신수철 경남분원장에 이어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김영근 과장은 주제발표에서 해양시추 시장이 활발한 에너지 개발사업과 해양설비 발주가격 인하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는 조선해양경기종합지수(Shipbuilding Business Index·이하 SBI) 추정결과를 통해 2007년 장기수축 국면에 있던 조선해양경기는 2014년 3/4분기를 전후한 시점에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BI는 선박수급, 해운 및 세계 경기 등 조선해양경기와 밀접하게 연관된 11개 개별지표를 선정, 이 지표에서 조선해양경기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공통인자를 추출해 누적해서 산출하고 이 지수의 추세변동치와 순환변동치를 또다시 추출, 조선해양경기의 장기 및 단기 흐름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산출했다고 김 과장은 밝혔다.

또 11개 개별지표는 △선박수급 관련 선복량, 선박해체량, 조선수주잔량, 신규조선가격 등이며 △해운 및 세계 경기 관련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 해상물동량, OECD 경기선행지수, 로이터 상품가격지수, 두바이 기준 국제유가 등이며 △글로벌 금융상황 관련 미국채금리(10년물), S&P500 변동성지수 등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권민호 시장과 황종명 의장이 참석해 관련 분야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으며 경상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이순섭 교수, 대우조선해양 배재류 전문위원, 거제시의회 지역경제활성화특위 반대식 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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