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치료, 정성에 따라 시술차이 엄청나
치과치료, 정성에 따라 시술차이 엄청나
  • 거제신문
  • 승인 201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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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산품과 수공예품 - 교정치료1

▲ 이준호 칼럼위원/
고현 향기로운치과 원장
저번 회에 이어 이번에도 '수공예'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공장에서 찍어져 나오는 공산품은 제품간 품질 차이가 크지 않지만, 공방에서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수공예품은 품질 차이가 크게 납니다.

치과치료 역시 누가, 어떤 도구와 재료를 쓰고, 얼마만큼의 정성을 들여 시술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지차이입니다. 그만큼 표준화되기 힘들기 때문에 공산품이 아닌 수공예품으로 다뤄야 합니다.

오늘부터 몇 회에 걸쳐 교정치료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교정 치료 장치가 전세계적으로 2000 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아마도 치과 치료법 중 가장 다양한 것이 교정 치료일 것 같습니다.

참고로 TV나 인터넷을 보면 '세라믹 교정', '콤비교정', '원데이 교정' 등 다양하게 나오는데, 이런 것은 어떤 개인이 '돈벌이 목적'으로 만들어낸 용어일 뿐, 교정 치료법에 속하지는 않습니다.

현대 치의학이 1900년 안팎에 시작됐다고 본다면 교정치료는 현대 치의학의 시작과 같이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수천가지의 교정 치료법 중 잔가지는 쳐내고 굵직한 것만 모아본다면 100여년의 역사 동안, 네 번의 변혁기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00 ~ 1930년대의 닥터 앵글스의 교정 치료 시작기, 1930~1960년대의 닥터 트위드의 발치교정, 1960~현재까지의 닥터 앤드류스의 SWA 장치, 2000년~현재까지의 경북대 치과대학의 MIA 장치 등 30~40년 단위로 현대 교정치료는 큰 발전을 해왔습니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세계적인 치과교정학의 역사를 얘기한 것입니다. (유럽 쪽은 또 다른 얘기가 있습니다만 생략하겠습니다.)

별 재미없는 역사얘기를 꺼낸 것은 현재를 돌아보기 위함입니다. 오랜기간 안정성이 입증된 기술을 습득하고 연마하여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오늘날의 세태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교정치료 기법이 광고되고 있습니다.

몇년 전에는 일주일만에 교정치료가 끝난다는 광고가 나왔는가 하면, 요즘은 '클리피씨' 교정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보철 치료법이 교정 치료법으로 둔갑되기도 하고, 전혀 새롭지도 않은 기존의 치료법에 그럴싸한 이름만 붙여 신기술이라고 현혹하기도 합니다.

치과교정학 역사를 알지 못하는 환자분들은 현혹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치과의사들은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입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기술을 연마하기 보다 '고객유치'에 혈안이 된 치과가 '신기술'을 광고하는 동안 묵묵히 임상지식을 쌓고 환자를 치료하는 치과는 '신기술'을 모르는 구닥다리 치과가 돼갑니다. 마치 TV광고를 앞세운 공산품이 장인의 수공예품을 폄훼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다수의 치과의사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공부하고 치료합니다. 일부 상업적인 치과의사는 공부보다는 '돈벌이'에 초점을 맞추기도 합니다.

의료 소비자인 환자분들이 광고에 현혹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치과의사를 찾아가신다면 더 나은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치과교정학 역시 상업성이 목표가 되지않고 환자를 더 잘 치료하는 것이 목표가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다음 회부터는 교정 치료의 세부 내용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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