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3단계에 걸쳐 1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세계 해양플랜트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대우 양대조선이 있는 거제시에 지원센터가 설립되는 게 당연한 수순으로 보이지만 부산을 비롯해 창원 통영 김해 하동 등 많은 지자체들과의 경쟁을 뚫고 거둔 성과라 더 값지다.
특히 부산의 경우 거제시가 유치하지 못하도록 정치권까지 동원해 방해공작을 펼쳤다는 후문이 있고 보면 이 사업 유치가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거제시가 이처럼 대단한 성과를 거둔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성과가 단순히 거제시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중심적인 역할은 거제시가 담당했다. 정부 곳곳을 방문해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선 것은 거제시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거제시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바로 정치권이다. 예산의 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중앙 부처 곳곳에 입김을 행사하는 정치권의 영향력 때문에 성사단계의 사업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를 방어하는 역할을 김한표 의원이 담당했다. 국회 예결위 소속인 김 의원이 줄기차게 이 사업의 거제유치 타당성을 주장하고 적극적으로 정부 관계자를 만나 예산확보에 주력했다. 자칫 사라질 뻔했던 예산이 김 의원의 노력으로 부활하기도 했다.
여기에 거제시의회와 관련 산업체인 양대조선의 노력이 더해져 거제시가 완전하게 이 사업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조선산업의 호황에 안주하던 거제시가 차세대 성장동력을 유치하는 모델을 바로 이 사업 유치의 성공에서 찾는 게 바람직하다. 정치, 행정, 산업이 하나로 뭉쳐 거제시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경우 거제시는 타 지자체가 가장 부러워하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