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민원실에서의 호칭을 정하자
시청민원실에서의 호칭을 정하자
  • 김태영 시민/객원기자
  • 승인 2007.0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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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청을 자주 갑니다. 한 달에 서너 번은 가게 되는데 민원사항이 없어도 1층 민원실에 있는 프린터, 복사기를 무료로 쓸 수 있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이곳에는 다방용 푹신한 의자, 까페용 심플 디자인의 의자가 충분히 있고 가끔 미술관에 온 듯이 그림, 조각등 여러 작품을 전시해 놓아 관공서라는 딱딱함을 잊게 해 줍니다. 건물 외관은 각진 네모라서 보이는 느낌이 옛날 병원처럼 투박하지만 이런 느낌을 민원실 직원들이 금방 잊게 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현관에 들어서면 커피자판기 앞에 있는 민원인들과 제일 먼저 눈이 마주칩니다. 하지만 이내 누구를 안내하던 도우미의 친절한 시선과 “뭘 도와 드릴까요?”라는 이어지는 인사가 금방 편한 분위기에 동화됩니다.

멀찍이 원탁에서 민원인의 진지한 상의를 받아주는 모습, 대기번호를 들고도 깜빡 잊고 있는 민원인을 위해 마이크 방송을 해 주는 남자직원, 그리고 시야를 가리는 차단막이 하나도 없어 민원인은 모든 직원에게 열려 있다는 넓은 분위기, 이런 작은 부분들을 합해서 민원인에 대한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직원이 고객에 대한 여러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부족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호칭’이 그것입니다. ‘나와 직원간’의 대화를 시작하는 호칭입니다. 나를 쳐다보게 할 호칭이 딱히 없습니다. ‘직원!, 공무원!’는 반말이고, ‘직원님!, 공무원님!’은 일단 처음보는 처지에 ‘님’자를 붙여보지만 직업을 높이는 말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 민원인은 그 앞에 가서 ‘저기요, 여기요’라고 부른다음 용건을 얘기함을 볼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방문할까 말까한 민원이라서 이해가 되는 호칭이지만, 편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민원실에는 그런 서먹서먹한 호칭을 없애야 합니다.

저는 ‘담당자님’이라고 합니다. 무슨무슨 담당을 다 하나씩 맡고 있기 때문이고 또, 반말이 아닐 뿐더러 직업을 높여주는 ‘공무원님’이라는 의미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전까지는 현관에 안내도우미를 어떻게 불러야 하나하는 고심도 했었습니다. 중학생정도의 자녀를 둔 아줌마가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식대, 교통비정도를 받고 안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행사에서 이벤트회사의 젊고 날씬한 외모와 꾀꼬리목소리를 가진 그런 직업 도우미가 인식된 나머지 “도우미예!”, “도우미요!”라는 말로 낮춰 부르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달리 부를 호칭이 없어 지금은 “안내직원예!”, “안내직원요!”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시청 민원실에서는 더 이상 ‘여기요!, 저기요!’하는 호칭이 사라지게 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건의 하나 하자면요, 현관 입구 들어오는 쪽에다 ‘직원을 부를 땐 ◯◯◯라고 부르세요’라는 안내문을 붙였으면 합니다.

저는 ‘담당자’가 어떨까 합니다만. 또, 도우미카운터 앞면엔 ‘안내가 필요하시면 도우미!, 안내직원!중 아무거나 호칭하세요’라고 써붙였으면 합니다.

편한 분위기는 호칭에서부터 편해야 한다는것이 모든 사람의 공통된 생각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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