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시장이 독단적으로 강행한 차세대산업단지 입지 변경이 사곡만으로 기정사실화 됐다.
권 시장은 지난 28일 직접 지역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며 3억원에 가까운 용역비를 들여 선정한 하청면 덕곡에서 사등면 사곡만으로 입지를 변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권 시장의 변경을 위한 명분은 이미 용역이 진행될 당시 우려했던 부분이 그대로 현실화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제시한 명분인 차세대 산업으로서의 해양플랜트와 철도부지는 이미 차세대산단에 대한 용역이 시작될 당시부터 거론됐던 부분이다.
용역 당시 1·2차 보고에서 사곡만이 적지로 부각됐지만 마지막에 덕곡만으로 결정됐다. 결정기준도 모호했다. 덕곡만이 선정되면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경제·기술적 측면에서의 점수는 객관적 기준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지역언론은 갖가지 추측을 쏟아냈다. 권 시장의 석산이 입지한 곳이 덕곡만이기 때문에 그곳으로 선정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보도와 관련 거제시공무원노동조합은 몇몇 언론에 대해 노골적으로 질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선정성과 비전문성을 거론하며 지역언론을 폄하했다.
특히 공무원노조는 덕곡만 일대의 입지선정은 오랜기간 전문가들의 평가, 분석을 거친 객관적 결과물인데 이를 비전문가의 시각으로 의혹만 부풀리는 식은 악의적·선정적·한 건성 보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제 당시 언론들이 용역결과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던 부분과 지난 28일 권 시장의 입지변경, 공무원노조의 성명에 대해 분석해보자.
먼저 입지변경을 기정사실화한 권 시장의 이유를 분석하면 두 가지로 가닥이 잡힌다. 차세대산업으로 해양플랜트가 대세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대우·삼성 양대조선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이미 2~3년 전부터 핵심사업으로 자리 잡았으며 덕곡을 입지로 거론할 때 이 부분은 계산에 들어있었다.
중요한 것은 두 번째 이유가 되는 철도부지이다. 권 시장은 이 문제를 변경의 핵심으로 거론하고 있지만 이미 이 문제도 2011년 4월 국토해양부가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발표했던 사안이다.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2015년 이후 착공예정이던 것이 대선을 거치면서 박근혜 당선자가 공약으로 그 이전에 착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도였다.
대규모 국가기관망 사업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2012년 용역 당시 이 부지에 대한 것을 충분히 계산에 넣을 수 있었고, 당시 일부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던 점을 감안하면 졸속행정이라는 질타를 면하기 어렵다.
결국 용역 당시 사곡이 최적지로 거론됐지만 최종 용역결과는 이를 뒤집었고 권 시장도 수긍했다. 이에 대해 언론은 충분히 의혹을 제기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이제 공무원노조가 주장했던 객관적 결과물에 대한 비전문가의 의혹 부풀리기에 대한 문제를 거론해 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무원노조가 주장했던 객관적 결과가 권 시장의 주관적 독단으로 뒤집혔다. 덕곡에서 사곡으로 변경이 확정적이다. 졸속 행정과 권 시장 독단에 대한 공무원노조 차원에서의 성명이 필요할 것이다.
시민이 주인이라 생각한다면, 그리고 어용노조가 되기 싫다면 반드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언론의 건전한 비판을 부정함으로써 오늘의 사태에 이르게 한 것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도 필요할 것이다. 시민과 지역언론에게 사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