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 독단에 시민·의회 눈뜬 장님
권 시장 독단에 시민·의회 눈뜬 장님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3.01.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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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산단 입지변경 발언…합의없이 중대사항 언론노출에 비난 일어
"독선이란 말 들어도 잘못된 결정보다 낫다" 브리핑 통해 정당화 고수

차세대 산단 입지변경 일지
·1월11일 : A인터넷신문 인터뷰 - 입지변경 첫 언급
·1월18일 : 민주통합당 논평
·1월23일 : B인터넷신문 사설에서 1월28일 언론브리핑 언급
·1월24일 : 시의원 간담회 요청
·1월25일 : 시의원 간담회(절반참석), 각 언론사 1월28일 브리핑 통보
·1월28일 : 권민호 시장 직접 언론브리핑
차세대산단 입지변경 문제를 놓고 권민호 거제시장의 일방통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민의를 대변하는 시의회와 사전 논의없이 언론발표 이후 구색맞추기식 절차 진행에 일부 의원들이 냉소하고 있다.

이에 권 시장은 지난 28일 언론 브리핑을 자청, 변경의 불가피성을 역설했지만 독단적 행보에 대한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기세다.

권 시장은 지난 11일 지역 모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세대산단을 하청면 덕곡에서 다른 지역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용역에서 덕곡·해안마을을 이주시키고 60만평을 조성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지만 마을 이주문제와 고비용 발생 등 문제가 많고 철도부지 확보 등을 감안하면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 인터뷰에서 변경입지로 용역에서 거론됐던 3곳 중 어느 한 곳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문제가 되는 덕곡만을 제외하면 2순위로 거론됐던 사곡만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권 시장의 갑작스런 입지변경 발언에 대해 사회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대한 사안을 언론에 노출하는 것은 경솔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차세대산단 용역에서부터 하청 덕곡을 적지로 선정한 뒤 업무를 진행해 온 담당부서 직원조차 신문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할 정도로 권 시장의 독단은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거제시의회 의원들과도 이 문제와 관련된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기자가 만난 모 시의원은 “이처럼 중대한 사안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집행부는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면서 매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러한 권 시장의 일방적 통행에 대해 민주통합당 거제지역위원회는 지난 18일 '권 시장 무엇을 셈하나'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권 시장의 오만한 리더십에 시민들이 분노한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은 논평에서 "우리는 이 사안에서 권 시장의 오만과 가벼움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예산·행정력 낭비에 대한 책임의 고민흔적도 볼 수 없어 심히 유감"이라며 "차세대산단의 입지 변경처럼 중요사안을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살짝(?) 흘리는 방식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무겁게 밝히고 시민의 동의를 구하려는 겸손한 자세로 임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이 같은 처사는 오만이고 시민·의회 무시적 태도에 다름 아니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고 성토했다.

또한 지난 23일에는 모 인터넷신문이 사설에서 입지변경을 환영하는 내용과 함께 28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장이 직접 브리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설이 게재될 당시 28일에 브리핑이 있다는 내용을 인지한 지역신문은 거의 없었으며 이틀이 지난 25일경 기자들 개인 휴대폰 문자메세지로 일정이 통보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관계자들은 행정 착오에서 비롯됐다는 변명을 했지만 산단변경 문제 관련 특정언론에 흘린 것과 유사한 형식이었다.

또 지난 25일에는 시장과 관련부서 담당자, 거제시의회 의원 일부가 이 문제와 관련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 절반 정도의 시의원은 불참했다. 간담회 하루 전인 24일 오후에 통보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불참한 모 의원은 "간담회를 했다는 당일 다른 곳에 출장 계획이 잡혀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면서 "시장이 간담회를 요청하면서 내용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도 없고 판단할 시간도 가질 수 없도록 하루 전에 연락하는 것은 통보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의원은 "100년 대계를 갖고 진행해야 할 사안을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문제다"며 "덕곡이 적지라고 고집을 피우다가 포기수순을 밟기 위한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원은 "용역을 통해 덕곡이 적지라고 판단해 의회 동의를 구하고 도시계획을 심의했는데 이제 와서 적지가 아니라고 바꾸자는 게 말이 되냐"면서 "용역이 하나마나 한 것이었다면 앞으로 거제시가 추진하는 사업에서 용역을 하지 않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시장과 같은 새누리당 모 의원은 "의사결정은 집행부 일방이 아니라 의회의 동의를 구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시장은 말을 할 때 조심하고 의회와 함께 하려는 자세를 가져야지 단정적으로 이야기 해버리면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의원은 "사업추진 과정에서 많은 반대가 있더라도 1%의 가능성이 있으면 진행해야 한다"면서 "덕곡이 안되면 다른 지역은 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여론몰이를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민호 시장은 28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시장의 독단과 독선이라는 말을 듣더라도 잘못된 결정보다 (변경하는 게) 낫다"며 "거제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판단으로 추진해 나가는게 맞다"는 논지로 차세대산단 입지변경을 정당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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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13-01-30 17:21:36
일부 신문사에서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네
청도청 부지도 필요하고 당연 추진이 안되고있는곳을
변경 한다는데 참 이해안되는 신문기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