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세포 '돌핀파크' 사업, 환경단체 반발로 일운 주민과 대립
지세포 '돌핀파크' 사업, 환경단체 반발로 일운 주민과 대립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3.0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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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야생동물 돈벌이 수단, 시대 흐름 거슬러"
일운주민 "관광 콘텐츠의 일환, 지역민 생존이 우선"

▲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를 비롯한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일운면 소동리 지세포를 방문, 돌고래공연장 건설과 관련 반생태적인 수족관과 돌고래공연장 건설의 취소를 요구했다. 사진은 돌고래공연장 건설과 관련 지역주민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는 장면.

거제시 일운면 소동리 지세포에 추진 중인 돌핀파크 건설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거제시와 거제씨월드가 오는 3월부터 돌고래쇼 및 체험센터 사업을 착공할 예정인 가운데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핀파크를 추진하고 있는 일운면 주민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돌핀파크를 강행할 것이라는 의지를 강하게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일 오전 11시부터 거제시 일운면 소동리 지세포항 돌핀파크 건설예정지에서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는 거제시와 거제씨월드의 반생명적이고 반생태적인 수족관과 돌고래공연장 건설의 취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운면 주민들은 번영회사무실로 장소를 옮겨 돌핀파크 건설과 관련 환경단체 관계자들과 토론의 장을 마련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회의를 마쳤다.

토론에서 환경단체측은 "국제적으로 수족관과 돌고래공연장은 반생명, 반생태적인 시설로 받아들여져 사양화되고 있다. 또 유럽연합 소속국가의 절반가량이 수족관과 돌고래쇼를 금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내외 전체적인 흐름이 고래보호를 위해 돌고래쇼를 하지 않고 있는데 거제에서 대형 수족관을 짓고 돌고래공연장을 만드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야생동물을 관광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반환경적인 행위는 해상국립공원의 관광도시 거제와 통영의 이미지를 망치는 수치스러운 일이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특히 환경단체측은 국제사회가 1987년 포경을 금지한 이후 고래를 잡는 대신 고래를 보호하고 바다에서 고래를 관광하는 고래관광산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며 주민들의 인식개선을 주문했다.

이들은 "현재 전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고래관광이 활성화돼 예전의 포경수입보다 훨씬 더 많은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울산에서 고래관광이 시범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제주일대에서의 제돌이 방사를 계기로 고래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2011년 8월 환경운동연합의 요구로 서울동물원에서 돌고래쇼에 이용돼 온 제주남방돌고래 제돌이는 자연방사가 결정돼 오는 5∼6월께 제주 일대에 자연방사 될 예정이다.

또 지난해 제주에서 개장한 제주아쿠아랜드에서 추진하던 돌고래쇼 프로그램도 비난 여론에 의해 중단된 상태다.

환경단체측의 이러한 주장에 맞서 일운면 주민들은 관광산업 콘텐츠의 일환으로 돌핀파크 건설을 강행할 것이라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지역주민 배 모씨는 "일운면은 다른 지역과 달리 관광이 아니면 특별히 발전시킬 수 있는 사업이 없다"며 "관광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주민들이 법인을 설립해 돌고래공연장 유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을 보존하고 동물을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지역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고 강조하며 "돌고래공연장이 불법이라면 중단하겠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강행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환경단체에서 고래보호를 주장하는데, 왜 하필 고래만 보호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원숭이나 물개 등 다른 동물들도 공연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주민들도 대부분 돌고래공연장 건설을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하며 환경단체와 의견을 달리했다.

한편 거제시와 거제씨월드는 싱가포르 자본 150억원을 끌어들여 러시아와 일본에서 모두 19마리의 돌고래를 들여와 돌고래쇼 및 체험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3월 '돌핀파크'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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