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법정전염병인 장출혈성대장균(O-157)에 감염된 환자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거제에서 발견, 보건당국에 역학조사에 나섰다.
거제시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에 입원한 O양(3. 옥포2동)의 가검물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O양이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에 의한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O양은 지난 2일 오후 설사와 복통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출혈성 설사와 구토증상까지 보인데다 소변량까지 크게 주는 등 증상이 악화돼 지난 6일 거제백병원을 찾아 다시 진단을 받았다.
그 결과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이 의심돼 7일 부산백병원으로 옮겨 입원했으며, 현재 소아과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와관련 거제시와 경남도 보건당국은 O양의 가족이나 주변 환경 등을 대상으로 발병원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지만 아직 뚜렷한 감염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O양의 가족은 O양이 지난 2일 점심식사로 인근 식당에서 돼지국밥을 먹었으며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빙과류를 먹었다고 전했다.
보건당국은 감염원으로 O양이 지난 2일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빙과류를 먹은 점, 외부 접촉자 등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검사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은 O-157 등 장출혈성대장균에 의해 출혈성 장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오염된 고기나 충분히 멸균되지 않은 우유, 오염된 주스나 채소,·샐러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개 1주일이면 치유되지만 용혈성 요독 등 증후군 등의 합병증이 생기면 유아의 경우 치사율이 2-7%에 달한다.
거제시보건소 관계자는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은 전염성이 강해 호수나 풀장에서의 수영, 염소 소독이 충분하지 않은 식수 등을 통한 수인성 전파는 물론 집단시설 등에서의 사람간 전파도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고기류는 익혀 먹고 손발의 위생을 철저히 하는 등 예방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O-157」이란
사람이나 동물의 장관(腸管)에 서식하여 설사나 복통 등을 일으키는 병원성 대장균의 일종.
대장균 표면에 있는 단백질 O항원의 여러 가지 혈청학적 타입 중 157번째로 발견된 것이라 하여 O-157이라고 한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이 균이 일단 인체에 침입하면 복통·설사·혈변을 일으키고, 독소가 몸에 퍼져 적혈구를 파괴하며, 신장을 집중 공격하여 용혈성 요독증(尿毒症)을 일으킨다. 요독증이 생기면 2차적으로 신경계·호흡기계·순환계 등에 장애가 와 사망하게 된다.
잠복기간이 4~5일 정도로 길어 식중독의 원인을 알아낼 수 없고 그 만큼 예방하기도 어렵다. 치사율은 1천명 당 6-7명 정도로 낮은 편이나 전염성이 강해 짧은 시간에 번진다. 환자의 대변을 통해 배출된 균주가 주로 음식과 손을 통하여 입으로 전염된다.
이 균은 생명주기(life cycle)가 짧아 생명공학에서 중요한 실험재료로 쓰이고 있다. 2001년 1월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연구팀과 일본 오사카대학[大阪大學] 연구팀이 각각 O-157의 유전자 지도를 해독했다.
O-157의 게놈은 비병원성(非病原性) 대장균에 비하여 크기가 20% 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