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하다. 엊그제 시력 검사할 때만해도 1.0이 나왔는데 왜 이렇게 앞이 흐리고 안 보이지?
대기업에 다니는 K부장. 자꾸 고개를 갸웃거리며 신문을 눈앞으로 당겼다 밀었다 해 본다. 늘 보던 신문이 갑자기 힘들어진 것.
팔을 최대한 쭉 뻗고 봐야 그나마 글자의 윤곽이 드러나니 말로만 듣던 노안이 벌써 온 게 아닌가 싶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40대 중반에 벌써 노안이라니, 왜 나만 이렇게 노화가 빨리 찾아온 걸까…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억울하다.
하지만 노안은 연세 드신 어르신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보통 40대 중반부터 시작되는 자연스런 신체 현상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어 빠르면 30대나 늦으면 50대 중반에 시작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예외 없이 찾아오는 증상이다.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듯 나이를 먹으면서 진행되는 눈의 노화 역시 막을 수가 없는 것.
눈의 노화 현상은 노안 이외에도 여러 형태로 시력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백내장이 그 대표 격이다.
사실 노인성 백내장은 모든 사람이 장수한다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현상중의 하나인데, 다만 사람마다 발생 시기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우리 눈의 수정체에 혼탁이 와서 빛이 제대로 통과되기 어렵거나 산란되어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백내장은 다행스럽게도 수술로 치료될 수 있는 질환 중의 하나이다. 반면, 노인성 황반변성이라는 질환은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 노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우리 눈의 ‘망막’에 변성이 생겨 시세포들이 죽게 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확실한 치료 방법이 알려진 바 없다. 이외에도 녹내장이나 고혈압성망막증, 당뇨병성망막증 등의 안질환들이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높다.
그러면 어떻게 눈을 관리해야 할까?
먼저, 노안을 예방하는 방법은 젊게 사는 것밖에 없다.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을 가진 사람들이 정상인 보다 노안이 빨리 찾아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몸 전체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야말로 노안을 최대한 더디오게 하는 비결이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몸에 좋은 음식, 특히 눈에 좋은 비타민과 미네랄, 칼슘 등의 영양소를 챙기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이다.
그리고, 노안이 40대부터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40대 이후에는 1년에 한번쯤 시력 검사를 포함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안은 계속 진행되는 현상이므로 돋보기안경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에도 적어도 1년마다 검사하여 안경 도수를 조정해 줄 필요가 있다.
흔히 상점에 가면 돋보기를 기성제품으로 팔기도 하는데, 처음 사용할 때는 도수가 낮아서 눈동자 중심거리와 렌즈 중심거리가 정확하게 맞지 않아도 큰 불편은 없다.
하지만 도수가 높아지면, 눈동자와 렌즈의 중심거리가 맞지 않는 기성돋보기로는 마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것처럼 피로를 가중시키고 시력저하를 초래할 뿐이므로, 당연히 정확한 검진 후 돋보기를 맞춰 써야 한다.
일단, 노안이 오면 현재까지는 돋보기안경을 쓰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지만, 최근에 노안도 함께 교정할 수 있는 인공수정체가 개발되어 평소에 원시 안경을 쓰고 독서 시에도 돋보기를 쓰는 분이나, 한창 활동할 나이에 백내장이 발병하여 수술이 필요한 분에게 백내장과 동시에 노안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대고 있다.
최근 외국에서는 노인실명의 주원인인 노인성 황반변성을 막기 위하여 식생활에 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동물 실험에 의하면 항산화 작용이 있는 비타민 제제나 미네랄 등이 백내장과 황반변성의 예방에 효과가 있었다.
사람에서도 이런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푸른 야채의 충분한 섭취가 노인성 안질환의 발생이나 진행을 늦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또한, 녹내장과 당뇨망막병증 등의 질환은 아무런 자각 증상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가 이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상당한 손상이 발생하여 돌이키기 힘든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러한 질환들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하여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