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민선시장 출범 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혈세를 지불하면서 벌인 크고 작은 지역축제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린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볼 때 이전부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축제가 열릴 때면 항상 제기돼 왔던 선심성 행정이 새삼 도마에 오를 법도 하다. 형식적인 목적을 내세워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얻기 위한 선심성 축제를 열다보니 이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 없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몇년 사이에 선심성 지역축제에 대한 비난이 일면서 거제시에서도 일부 축제는 폐지하거나 축소하고 경쟁력 있는 몇몇 축제에 주력하는 모습은 일면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처럼 거제시가 일부 축제에 전력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그 축제들에 대한 대외 경쟁력 부분에 대한 제고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 이들 축제에 대한 정확한 실사와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축제를 위해 거제시가 투입한 예산과 이 축제를 통해 유발되는 유·무형의 경제적 가치를 정확히 산출해서 축제의 존속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관광산업을 조선업과 함께 거제시의 주력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행정의 역량을 상당부분 집중시키면서도 관광의 한 부분이 되는 축제에 대한 평가가 없었다는 점은 행정의 무능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거제시와 시의회가 매년 선진지 견학을 간다고 시민혈세를 낭비해가며 다녔던 곳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한심스럽기만 하다.
이와 대조되는 강원도에서 열린 겨울철 축제들은 거제시가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화천의 산천어축제가 성공한 것을 계기로 인제의 빙어축제, 평창의 송어축제 등이 강원도의 겨울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이 세 지역은 이 축제로 인해 겨울 한철동안 4300억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유발했다. 이 이면에는 군부대를 찾는 방문객 이외에 마땅한 소득원이 없던 지역사정을 개선하려는 공무원들의 노력이 있었다. 이를 위해 정확한 실사와 용역을 거쳤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제라도 거제시가 이처럼 성공한 지역의 사례를 거울삼아 정확한 실사와 평가를 거쳐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