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세 L씨는 5개월전 불안정형협심증으로 관상동맥스텐트 삽입술을 시행받았고 이후 특이 증상이 없이 지내다가 치아에 문제가 생겨 임플란트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치과에서는 출혈성 약물복용을 하고 있다고 발치를 꺼리고 있어 먹고 있는 약물복용을 어떻게 해야할지 의문점을 가지게 됐다.
먼저 관상동맥질환의 재발 방지용으로 사용되는 항 혈소판 약물을 살펴보면 아스피린은 75-325mg 을 투여 할 경우 무증상의 50세 이상의 남자나 관상동맥환자에서 심장발작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용량이 증가할수록 출혈성 위험이 증가하므로 대개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투여한다(81-162mg). 따라서, 소화기관 출혈이나 알러지 증세 또는 소화장애가 없는 관상동맥질환의 병력이 있는 경우 아스피린을 복용하도록 해야 한다.
또 다른 약물은 클로피도그렐(플라빅스)인데 하루 75mg을 복용할 경우 아스피린과 동등한 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아스피린에 부작용이 있는 경우 대치할 수 있다.
아스피린과 플라빅스를 동시 투여하는 경우는 급성관동맥증후군(심근경색이나 불안정형협심증)에서 사망이나 심장재발을 줄일 수 있고 스텐트시술환자에서 혈전생성의 빈도를 줄인다.
좀 더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혈소판기능을 억제하는 새로운 약물이 급성관동맥증후군환자에서 허혈성 합병증을 더 감소시키지만 한편으로는 출혈성 경향을 증가시킨다.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병합요법은 급성관동맥증후군환자와 스텐트시술환자의 경우 1년이상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만성적인 협심증 환자에서의 두가지 병합요법의 효과는 아직 증명되지 않고 있다.
스텐트삽입술을 받은 환자에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은 1년이상 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데 이는 스텐트 혈전증에 대한 예방의 목적이 크다.
스텐트 혈전증은 약물용출형 스텐트 삽입후 약 1%내외에서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항혈소판제제인 아스피린과 플라빅스를 임의로 중단하거나 출혈이나 사고등으로 인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약물복용을 중단한 경우에 위험도가 수배이상 증가한다. 하지만 L씨처럼 약물복용을 충실히 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스텐트혈전증이 발생하는 기전은 대개 약물스텐트의 효능이 너무 좋아서 혈관내 내막세포가 자라지 않아 스텐트의 그물망 금속이 혈관내로 노출되기 떄문인데 이때 두가지의 항혈소판제제(아스피린·플라빅스)가 혈전증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L씨의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 원인중 한 가지로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 약물에 대한 저항성이다. 특히 스텐트삽입후 필수적인 약물로 복용하고 있는 clopidogrel이 경우 약물대사에 여러단계를 거쳐 대사가 되고 그중 간장내 약물대사효소인 Cytochrome P450 2C19유전자가 약물대사에 관여한다.
이 유전자에는 활성약물농도생성(약물대사)을 영향을 주는 유전형중 (1*, 2*, 3*, 17*) 등이 있는데 보통형인 1* 유전형에 비해 2*, 3*유전형을 가지면 약물농도가 낮게 유지되고 약효가 감소하게 된다.
반면, 17* 유전자는 약물대사를 빨리 해서 활성약물농도를 높게 유지해 약효를 증가시킨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인의 경우 2* 뿐만 아니라 3*유전자형을 가진 경우가 많고 17* 유전형은 거의 없어 대부분 약물농도 대사가 느린 약물저항성 유전형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렇게 2*, 3* 유전형을 가진 경우 스텐트혈전증의 위험성은 2-3배 증가하고 심장사고도 1.5-2배 정도 증가한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새롭고 강력한 항혈전제가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다(에피언트, 브린린타). 이러한 새로운 약물은 스텐트혈전증을 분명히 감소시키지만 동시에 출혈성 경향도 증가시키므로 모든 환자에서 이러한 새롭고 강력한 약물을 쓰기 보다는 2*, 3* 유전자를 가진 약물내성의 경우 선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렇게 유전적 정보에 근거를 둔 치료를 맞춤형치료(personalized mediciene)라고 한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여러 약물들이 인종별로 유전형에 따라 그 효과가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약물개발에 반드시 우리나라도 임상시험에 적극 참여해 유전적 영향에 대한 차이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근래 항암치료에서 유전적 정보에 따른 맞춤형치료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