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도 없는 축제 '잘될리가 없지'
평가도 없는 축제 '잘될리가 없지'
  • 김창민 기자
  • 승인 2013.0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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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펭귄수영축제 등 지역축제 평가위원회 구성 '전무'
실사·용역으로 경제효과 산출하는 다른 지역축제와 '대비'

거제시가 지금까지 수많은 지역축제를 개최해 왔지만 이로 인한 경제유발효과를 산출한 적이 한 번도 없는 등 제대로 된 축제평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축제준비부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축제를 통한 경제유발효과 등을 철저히 검증하는 다른 지역의 사례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평동에 사는 A씨는 지난해 거제 바다에서 드래곤보트를 타고 광어잡기를 했다. 또 다른 시민 B씨(고현동)는 바닷길을 걸어보는 체험을 했고 예쁜 꽃들에 둘러싸여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했으며 대구떡국도 먹었다. 이 장면들은 각각 바다로세계로와 펭귄수영축제, 세계조선해양축제와 섬꽃축제 그리고 대구수산물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거제에서 열렸던 이 축제들은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어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서 그 기능을 다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축제로 발전할 가능성 또한  가지고 있다.

하지만 거제시가 지역축제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필수적으로 행해져야 할 제대로 된 축제 평가위원회를 지금껏 한 번도 연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축제 개최로 인한 경제유발효과 등이 여태껏 조사된 적이 없어 축제평가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열렸던 진주시의 남강유등축제의 경우 280만명이 참가해 1400억여 원의 지역경제효과를 가져왔으며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축제가 끝나고 축제가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등 축제에 대한 사후평가가 철저히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성공한 겨울축제로 평가받고 있는 화천 산천어축제, 인제 빙어축제, 평창 송어축제 등 강원도의 3대 겨울축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축제가 열리는 기간 내내 지역상인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는 등 꾸준한 실사와 철저한 용역을 거쳐 축제의 직접파급효과나 소득유발효과 등 경제효과를 산출하고 있다는 것.

반면 거제는 여전히 지역축제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5월 고현항 일원에서 열린 세계조선해양축제의 경우 총 사업비 31억4700만원 중 4억1000여 만원을 제대로 정산하지 못해 축제추진위의 어설픈 일처리가 도마에 오르는 등 축제평가위원회를 정상적으로 열 여유조차 없었다.

거제 3대 지역축제라고 할 만한 섬꽃축제와 대구수산물축제, 펭귄수영축제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 수만 집계할 뿐 제대로 된 지역경제효과를 산출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시 관광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순히 관광객 수만 집계하는 것으로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축제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져야 다음 축제를 성공적으로 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에 열리는 축제부터는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사전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축제평가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축제에 무엇이 필요할지 등을 더욱 면밀히 검토해  축제의 발전에 힘써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축제 준비과정부터 좀 더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축제의 기획준비단계에서부터 지역 주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며 "현실적인 목표와 예산이 수립됐는지 축제를 열기 전부터 세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시민들도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며 "축제의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투명하게 진행해 진지한 토론의 분위기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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