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새 신'이라는 동요의 첫 소절이다. 새 신발을 신고는 너무 좋아하는 어린 아이의 즐거움과 들뜬 마음을 표현한 노래다. 이처럼 신발은 새 마음 새 뜻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라는 의미를 품고 있어 요즘 같은 새 학기를 앞둔 시점에서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마침 보름여 전에 기자는 신발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초등학교 친구를 만났었다. 비교적 부유하게 자란 그 친구는 한 반에 60명 가량 되는 친구들 중에서도 몇 안되게 '메이커' 신발을 신고 다닌 녀석이었다. 당시 '달리는 맹수' 로고가 박혀 있는 P사의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신고 다녔던 그 친구는 또 다른 회사의 신제품이 신고 싶어 학교 옆 도랑에 새 운동화를 띄워 보내고는 운동화를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했었다.
하지만 '거짓말'이 여러 차례 반복돼서였는지 이를 대략 눈치 챈 친구 어머니는 시장에서 당시 1500원하는 운동화를 사줬다고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러워하는 메이커 운동화를 신고 있으면서도 더 좋은 운동화를 신으려는 '과다한 욕심'이 부른 '초라한 결말'이었다.
그 친구 말이 "야! 그런데 그 1500원짜리 운동화 정말 안 떨어지더라. 그것 신는다고 지겨워죽는 줄 알았지 뭐냐"고 하는데 당시 같이 '나쁜짓'을 공모했던 기자도 그 때 생각이 나 웃음이 절로 났다.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운동화를 포함한 신발은 메이커의 '레벨'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싸게는 몇 천원짜리에서부터 몇 십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신발도 꽤 많다. 메이커가 뭐 그렇게 중요하냐고 하겠지만 아이들, 특히 혈기 왕성한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메이커에 연연하지 않고 실속을 찾는다면 옥포동 국산사거리 도로변에 있는 '마당발(대표 이점수)'을 찾아보자.
운동화는 물론이고 정장화, 캐주얼화, 안전화, 아동화, 슬리퍼, 장화 등 없는 게 없다. 가격도 가장 저렴한 3000원짜리부터 비싸다고 하는 게 4∼5만원 선이다. 평균 2만원 정도면 자기가 원하는 신발을 입맛대로 구매할 수 있다.
이점수(58) 대표는 "유명 메이커는 중국 등지의 공장에서 대량 생산돼 오지만 오히려 비메이커나 저렴한 상표는 거의 국내에서 생산된다"며 "그 때문에 바느질 등이 꼼꼼해 오히려 내구력면에서 결코 유명 메이커에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당발'에는 국제상사와 화승상사 등에서 생산되는 비교적 저렴한 메이커는 물론 품질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보세 상품 등이 다량 갖춰져 있다. 서울과 부산은 물론 경남권의 마산 등 전국 각지에서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마당발'이라는 상호로 영업을 한 지는 10년 가량 됐지만 그 이전에 '중앙신발'이라는 상호로 영업을 한 것까지 더 하면 23년째 신발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손님들이 유명제품이 아니라 얕잡아 볼때 가장 회의감이 들었다"며 "하지만 유명 메이커와 비교해도 질적으로 절대 안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5만원짜리 신발을 2년 신는다고 가정할 때 2만원짜리 신발 7켤레로 2년을 신는다고 생각해봐라, 단순 비교가 되지 않느냐"며 "저렴한 상표도 요즘은 제품이 잘 나오기 때문에 발이 불편하거나 하는 그런 우려를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그 만큼의 가격 대비 효과만 누린다면 값싼 제품도 결코 '비지떡'으로 치부할 수 없다. 마침 '마당발'을 나오는 기자의 한 손에도 5000원짜리 실내화 한 켤레가 들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