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블록제작업체가 멀쩡했던 도로를 파헤쳐 놓고도 복원을 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해 인근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사등면 지석마을에서 멸치를 팔아 생계를 꾸려가던 윤모 씨는 어느 날 손님으로부터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다.
"먼지 풀풀 나는 곳에서 말린 멸치를 어떻게 사먹겠어요?"
윤 씨는 손님의 그 한마디에 망연자실하며 인접한 도로를 멍하니 쳐다봤다.
근처에 있는 매립지 도로에서는 집채만한 공사트럭들이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생활한지 1년째인 윤 씨는 시에 도로 포장을 요구했는데도 마땅한 답변이 없어 자포자기한 상태다.
지석마을 김영필 이장도 파손된 도로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김 이장의 말에 따르면 이곳은 항도마을 매립지에 쓸 블록제작을 하는 곳으로 활용됐다. 이 과정에서 업체는 멀쩡히 있던 보도블록과 가로등 10개를 제거했다.
이에 따라 어두운 길을 걷게 된 것은 물론 지반침하로 인해 비가 오면 배수가 안 되면서 전에 없던 웅덩이까지 생기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모든 공정이 마무리되고 블록을 치운 게 지난해 9월인데 6개월이 다 되도록 도로가 엉망진창인 채로 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이장은 적극적으로 도로 재포장을 요구했다.
김 이장은 "공사를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공사가 끝났으면 다시 복원을 해놔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참다못해 면사무소에 민원을 넣어 도로를 복원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사등면주민센터 관계자는 업체에 복원을 요구했는데도 복원이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업체에 요구해 복원하겠다는 확답을 받았지만 복원되지 않고 있다"면서 "계속 복원이 미뤄진다면 강력한 행정처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담당업체는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민원사항을 듣고 복원할 것을 현장에 지시했지만 중간 전달체계에 문제가 생겼었다는 것.
업체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지시사항을 모르고 있었던 걸 보면 지시전달체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현장담당자에 직접 복원을 지시했으니 곧 복원될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