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추락' 교복 공동구매, 돌파구는 없나
'신뢰 추락' 교복 공동구매, 돌파구는 없나
  • 김창민 기자
  • 승인 2013.0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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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패스만 3년째 단독입찰…교복품질 등 문제점 제기
지원금 10만원씩 지급 조례 제정한 부산시와 크게 대조

교복공동구매추진사업이 올해로 3년째를 맞이했지만 참여하는 학교가 갈수록 줄어드는 등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사업자체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사업의 지속을 위해서는 교복의 품질을 높이는 등 특단의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복공동구매는 지난 2011년 교복가격의 거품을 제거하고 합리적인 가격 책정으로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거제시교복공동구매추진연합회(이하 공동구매추진연)가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서 17만~18만원이면 교복 한 벌을 구입할 수 있다.

올해에도 공동구매추진연은 지난해 12월 2013년 공동구매 업체로 프리패스를 선정·계약해 사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현재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업체 선정에서부터 사업이 삐걱대기 시작했다. 업체선정이 공개입찰인데도 아이비클럽, 스마트, 엘리트, 스쿨룩스 등 대형 교복업체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고 중저가 브랜드인 프리패스의 단독입찰만 3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대형 교복업체의 이탈로 경쟁 없는 입찰이 지속되자 학부모들은 프리패스가 만든 교복의 품질을 신뢰할 수 없다며 공동구매의 실효성까지 거론하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48·수양동) 씨는 "유명브랜드가 참여하지 않은 교복 공동구매는 공동구매의 취지까지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의미없는 공동구매를 하느니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교복을 입히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프리패스는 사업초기 공동구매로 인한 생산체계 과부하로 질이 좋지않은 하복을 생산한 바 있었다. 결국 프리패스 스스로 업체의 신뢰성 하락을 자초한 것이다. 대형 교복업체의 구매가격이 저렴해진 것도 공동구매에 의문부호를 달게 만들었다.

초기에 쓴맛을 본 공동구매추진연은 이후 동·하복을 동시 주문할 경우 대형 교복업체도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동·하복 동시 구매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당시 대형 교복업체들은 공동구매에 참여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구매가격을 3만원 가량 낮추면서 26만원에 교복을 제공했다.

12만원의 차이가 8만~9만원 차이로 낮아지면서 공동구매가 무색해진 것이다. 참여도가 지나치게 낮은 것도 문제점이다. 지난해까지 14개 학교가 공동구매에 참여했지만 올해는 12개 학교만 참여하면서 참여학교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참여학교 내에서도 정작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학생은 10명 중 1명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공동구매에 불참한 한 중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참여도도 떨어지고 교복구입을 강요한다는 불만도 제기돼 부득이하게 불참하게 됐다"며 "질이 안 좋을 경우 책임문제를 학교에 묻는 경우도 있어 부담이 많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공동구매추진연의 소극적 사업운영을 꼬집기도 한다.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동구매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공동구매추진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형교복업체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업 자체에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면서 "사업을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추진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애로점을 밝혔다.

반면 교복공동구매사업을 행정적인 차원에서 지원해 실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부산광역시에서는 교복공동구매와 관련한 조례를 제정해 교복공동구매자에게 1인당 10만원을 지원하고 있어 거제시도 이러한 지원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동구매에 참여한 중학생 학부모 김모(46·고현동) 씨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교복을 공동구매하면 지원금을 주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거제시도 그런 지원방침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동구매추진연 관계자는 "지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교복을 사는 건 학부모들이기 때문에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교복의 품질을 높여 공동구매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방안이며 이를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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