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가 아파도 참는다' 등 꼼수 말고 정말 치과 치료를 안 받을 수 있는 비법이 있습니다. 답부터 말씀드리면 평소에 '잘 하는 것'입니다. 양치를 잘 하고 주기적인 검진을 하는 것이지요. 물론 가끔씩 치료를 받아야 될 수도 있지만, 심각한 치료는 피할 가능성이 많아지게 됩니다.
'양치'와 '주기적 검진'을 말씀드렸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볼까요?
보통 3-3-3이라고 하루 3번, 식사 후 3분 이내, 3분동안 양치하면 된다고 알고 계십니다. 제가 어렸을적부터 들은 얘기니 꽤 오랜기간 동안의 치과 상식일 것 같습니다. 틀린 구호는 아니지만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새로운 컨셉이 필요할 것 같네요.
옛날에는 '질'보다는 '양'을 중시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3번, 3분 등 '양'을 기준으로 삼았었는데, 이제는 '질'을 더 중시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얼마나 잘'을 기준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양치의 목적은 음식물 섭취 후 입안에 남아 있는 찌꺼기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주로 치아와 치아 사이의 잇몸 등 구석진 곳에 잘 남아있는데, 몇 분만 지나도 표면에 세균이 달라붙어서 치면세균막을 형성합니다. 3개월 정도 닦이지 않고 남아 있으면 딱딱하게 굳어져서 치석이 되기도 하지요. 치태(음식물 찌꺼기+세균) 단계는 칫솔로 쉽게 제거할 수 있는데, 치석이 되면 칫솔로는 제거되지 않고 치과에서 치석제거를 해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질'을 중시해 양치를 잘 하려면 '모든 치태를 사각지대 없이 꼼꼼히 없애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큰어금니 뒷쪽이나 아래쪽 앞니 안쪽 같은 경우는 습관적으로 칫솔이 가지않는 사각지대인데, 이런 곳을 신경써서 잘 닦아야 합니다.
옛날의 컨셉처럼 '양'으로 얘기하자면 하루 네 번 이상, 한 번 닦을 때 10분 이상 소요됩니다. 아침·점심·저녁 먹고 한 번씩, 자기 전에 한 번. 총 네 번 닦아야 하며 간식 후 닦는 것도 좋습니다.
양치시 소요 시간은 큰어금니 두 개 반 정도의 크기인 칫솔로 28개의 치아의 3면을 모두 닦으려면 10분 넘게 걸린답니다. 물론 '양' 보다는 '질' 이어서 '네 번'과 '10분'이라는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만, '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나는 이를 잘 닦는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사각지대에 치태와 치석이 있습니다. '나는 양치를 해도 개운하지가 않아서…'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너무 열심히 닦으셔서 치면이 닳아 있고, 잇몸에 상처가 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양치 습관'은 개인의 성격과도 많은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깔끔한 성격이신 분들은 이가 닳을 정도로 양치하시고, 일반적인 분들은 치태가 다소 있어도 별 불편함을 못느끼시는 것입니다.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양치 습관이 과한지 부족한지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치과 검진을 통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도 주기적인 치과 검진이 필요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주기적 치과 검진은 초기 질병 발견 및 치료만을 목표로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불량한 습관 교정'이 더 중요한 목적일 수도 있습니다.
정기 검진 때 한 번씩 (양치)습관 교정을 받고, 불량한 습관이 양호하게 바뀔 수 있다면 평생 건강한 치아를 가져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기 검진은 절대 아프거나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니 꼭 치과를 방문하셔서 검진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