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돌핀파크, 환경단체 반대 속 사업 강행
거제돌핀파크, 환경단체 반대 속 사업 강행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3.0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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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절반으로 줄여 돌고래 체험장만 건립, 3월말께 착공 예정
시-환경단체, 합의점 도출보다 자신들 주장만 내세워 우려감 고조

올 3월 말께 착공 예정인 거제돌핀파크와 관련 환경단체와 거제시가 심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본지 1032호(2월 6일자)에서 보도된 바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합의점을 도출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고 있어 원만한 사업진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당초 거제씨월드는 작년 3월부터 300억을 투자해 돌고래쇼장과 체험센터가 있는 거제돌핀파크 건립을 계획했다. 하지만 작년 말 착공키로 했던 건물이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지연되고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사업비를 절반으로 줄여 돌고래쇼장을 제외한 돌고래 체험장만 건립키로 결정했다. '돌고래 체험장'은 250명의 관람객이 19마리의 돌고래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곳으로 지적장애인들의 치료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예상.

하지만 이러한 결정에 대해 환경단체는 계속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를 비롯해 핫핑크돌핀스, 동물자유연대 등은 작년 11월 성명서 및 질의서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하는 한편 소셜네트워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돌고래 체험장 건립 반대 활동을 펼쳤다. 지난 1월 말에는 환경단체들이 일운면을 직접 방문, 돌고래체험장의 부당성에 대해 주민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돌고래쇼보다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기'가 돌고래에게 더 정신적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루 100km이상을 헤엄쳐야 하는 돌고래의 본래적 습성을 무시한 채 제한된 수족관으로 가져온다는 것부터 비인도적 행동이며 반복적으로 손길이 닿게 되면 정신적·육체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다.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국내외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해양포유류 중에서도 상위 포식자에 속하는 돌고래는 이미 뛰어난 공격성을 지니고 있어 아무리 훈련을 거치더라도 돌발상황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받게되면 그 성향이 더욱 강해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동물자유연대는 "거제시가 돌핀파크는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사업이고,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처럼 광고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선진국의 사례를 예로 들며, 1980년부터 1990년대 일시적으로 유행하다가 위험성과 비인도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많은 곳이 문을 닫았다는 것. 따라서 선진문화가 계속적으로 유입되는 국내에서도 일시적 유행에 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환경단체가 일부 작은 사안만으로 극단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시도 큰 사업비를 들여 하는 만큼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불법이 아닌, 관광면에서나 교육면에서 필요한 사업을 소수의 사례만 가지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울산의 장생포고래박물관을 예로 들며 "장생포고래박물관은 어떤 환경단체도 간섭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장생포고래박물관이 울산지역 관광과 경제에 큰 이익을 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돌핀파크가 들어서는 일운면 지세포 주민 김모 씨는 "거제시 중에서도 특히 우리 일운면은 관광상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외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러므로 지역경제에서도 큰 이윤을 줄 수 있는 돌핀파크를 생태보호 측면에서만 무조건적으로 반대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거제시 입장을 옹호했다. 이처럼 건립과 반대의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거제시와 일운면 주민들은 3월말이나 4월초께 돌핀파크 건립 강행을 예고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반대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시한 환경단체의 의견은 수용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핫핑크돌핀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우리 단체는 여러 이슈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제주도청 등 여러 관공서들과 토론도 하고 간담회를 가졌지만 이 분들은 환경단체나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줬다.

그러나 거제시는 이런 자리를 마련해 계속적으로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경청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동물자유연대도 "돌핀파크건립 반대의사를 표시했더니 '관공서가 하는 일에 왜 시민단체가 나서느냐'라는 무시성 발언과 '사고가 나면 그 때 판단하고 조치를 취하겠다', '민자 기업이 하는 일에 허가만 내줄뿐 사고 위험이나 기타 우려되는 사항은 책임지지 않겠다' 하는 등의 수수방관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 바다위원회 관계자도 "시 행정에서 돌핀파크를 강행하는데 반대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건립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환경단체에게 지속적으로 자세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평동 시민 A 씨(48·남)는 "시 행정과 환경단체의 감정싸움에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시민이다. 서로의 입장차가 다르면 지속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서로 배려하고 일부 수용하며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는 관광자원을 만들어야 뒤탈이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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