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자 음독자살기도가 '자작극'?
30대 남자 음독자살기도가 '자작극'?
  • 김창민 기자
  • 승인 2013.0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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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시의회 입구서 제초제 마신 채 쓰러져 … 1시간 뒤 멀쩡히 걸어나가
과거 조선소 해직에 항의하며 분신도 … 또 소동 벌일 가능성 있어 예의주시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시의회 앞마당에서 음독자살기도 해프닝을 연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김모(34·일운면) 씨는 지난 6일 오전 11시20분께 거제시의회 청사 입구 주차장에서 음독한 채 쓰러져있었다.

최초 발견 당시 숨을 가쁘게 쉬고 있는 그의 발 아래로 분홍색 액체가 담긴 맹독성 제초제 병이 나뒹굴고 있었다. 그는 때마침 시청에 있었던 경찰들에 의해 오전 11시30분께 인근의 병원으로 후송되면서 소동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경찰은 이 사건에 몇 가지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김 씨의 위세척 결과 실제로 농약을 마셨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과 후송된 지 1시간 가량 지난 낮 12시30분께 병원을 찾은 가족과 함께 멀쩡히 병원을 걸어 나갔다는 점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통상 제초제를 반병 이상 마셨을 경우 생명이 위독할 지경에 이를 수 있지만 김 씨는 음독한 사람치고 너무나 멀쩡했다는 것.

또 김 씨의 이 같은 소동이 이번뿐만이 아니라는 데에 경찰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씨는 과거 모 조선소를 다니다 해직된 뒤 분신소동을 피워 당시에도 병원응급실에 후송된 바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이번 사건을 홧김에 저지른 단순자작극으로 보고 있다.

기초생활대상자였던 그가 생계가 막막해 장승포동 지심도유람선터미널 부근에 포장마차를 설치하려 했지만 해양항만청에서 이를 제지했다는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씨는 답답한 마음에 시청 시장실을 찾았으나 부재중이라 만날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돌아오는 길에 이 같은 소동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 씨가 향후에도 이 같은 소동을 벌일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김 씨의 소동이 이번뿐만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시장을 만나지 못해 벌인 일이니만큼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예의주시하겠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씨가 시장이 부재중일 때 시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해 난감했다"면서 "그렇게 발길을 돌린 이후에 사건이 벌어졌으니 다음번에 다시 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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