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위기가 높아진 시기에 근무지를 벗어나 골프를 친 배영철 거제경찰서장이 대기발령 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실은 지난 19일 배 서장이 지난 9일 사천의 한 골프장에서 경찰발전위원회 관계자 3명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진상조사에 착수, 이날 오후 지방청 경무과로 대기발령 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배 서장 등이 골프를 친 이날은 북한이 한미 키리졸브 훈련을 이유로 정전협정 파기 등을 주장해 정부가 군사도발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하는 등 안보위기가 높아지는 시기였다.

이에 경찰청은 각 지방청에 공문을 보내 서울·인천·경기·강원에는 3월14일부터 21일까지 경계강화를 지시했다. 또 경남 등 나머지 지역은 11일부터 21일까지 작전준비태세 발령기간으로 정했다. 배 서장이 골프를 친 당일은 작전준비태세 기간이 아니었고, 골프와 근무지 이탈 금지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배 서장은 '여러 차례에 걸친 동행 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 경찰발전위원회 회원들과 처음으로 골프를 쳤으며 비용은 각자 계산했다' '접대성 골프는 아니었고 경계강화 기간에 해당했으면 골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도경 관계자는 "국가 위기 상황에 경계를 강화해야 할 경찰 지휘관이 근무지를 이탈해 골프를 친 것은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행동"이라며 "대기발령 뒤 직위해제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배 서장의 후임으로 지방청 보안과장인 김성우 총경이 부임한다.

배창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