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애초에 시설 구비했어야" 지적…시공사 "불만 와 닿지 않았다" 태연

최근 봄철을 맞아 먼지가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등면의 한 연립주택 공사장 인근 주민들도 소음·먼지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시공사에서 뒤늦게 세륜장치 재가동 등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등면 성포리 360번지 일원에 착공한 이 주택단지는 1만1562㎡의 부지에 96세대를 짓는 사업으로 시행자는 M건설, 시공자는 W개발이다. 이 현장 대부분은 암반층으로 이뤄져 있다.
이에 따른 발파작업은 필수여서 최근에는 매일같이 발파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엄청난 먼지와 소음이 발생하는데도 살수차를 확보하지 않고 세륜시설도 작동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인근 주민 김모(49) 씨는 "발파 때문에 먼지가 많이 발생해 고생하고 있다"며 "시공사에 민원을 제기해도 별로 달라지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와 같은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이 많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던 시공사는 지난 달 26일 시청에서 현장점검에 나서자 뒤늦게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세륜시설을 재가동하고 살수시설을 더 보충하기로 한 것. 실제 다시 찾은 현장에는 세륜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살수차도 적극적으로 운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처럼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데도 시의 현장단속이 있기 전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사실에 주민들은 더욱 분개하고 있다.
성포리에 사는 이모(52) 씨는 "당장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였다면 이해하겠지만 시청이 단속을 안 한다는 이유로 방치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공사의 의식수준이 문제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56) 씨는 "세륜시설 가동과 살수차 운행을 처음부터 제대로 했다면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만약 시가 단속을 하지 않았다면 뻔뻔하게 계속 공사를 진행할 생각이었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시공사는 태연하다. 세륜시설을 작동하지 않았던 것은 기존 위치에서 옮기게 되면서 비작동 기간이 길어졌던 것일 뿐이며 어떤 공사장이든 먼지와 소음에 대한 민원은 있기 마련이라 당시 살수시설이 충분하다고 여겼던 입장이어서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살수시설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민들의 민원사항도 와 닿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소음과 먼지 발생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 환경위생과는 오는 30일까지 지역 29개의 1만㎡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비산먼지 발생사업장 현장점검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