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다고 하는 것
옳다고 하는 것
  • 거제신문
  • 승인 201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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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수 칼럼위원
김계수 거제시외식업지부 사무국장
"1+1은 뭐게?"
"글쎄."
"귀요미!"
 
퇴근길에 40이 넘은 아내가 퀴즈를 내겠다며 내게 준 징그러운(?) 애교를 보고 실소하고 말았다. 이미 세상에 회자되어 식을 대로 식은 유머를 던지는 가증스런 노력에 그 날은 더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 사람들은 1+1=2라는 수학적 사실을 자주 잊고 사는 건 아닌지 고민해 봐야겠다. 어제까지 1+1=2라고 했던 정치인들이 갑자기 1+1=3이라고 하는 명제를 밀어 부치려고 한다. 요즘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면 큰 일이라도 날 것만 같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상이다. 정치인들은 언제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정의를 말한다. 언제나 세상을 이분법적인 사고로 옳고 그른, 니 편 내 편을 가르고 만다.

뭐가 진실이고 무엇이 본질인지 따질 겨를도 주지 않고 순진한 백성을 투사로 내몰고 있다. 우린 공동체에서 낙오하는 것이 두려워 그들이 내세우는 한 줌의 정의에 매몰되어 순진하게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도덕이, 선과 악이 절대적 진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10명의 소중한 또 다른 자식들이 죽어도 좋을 만큼 국가의 명령은 옳았을까,

'태극기 휘날리면서' 영화에서 형이 동생을 구하기 위해 국가의 명령이 아닌 개인의 명령을 따른 것을 악(惡)이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일부일처제가 도덕이지만, 세상에는 일처다부제도 있고 일부다처제가 선(善)이 되는 나라도 많다. 이분법적으로 또렷이 구분되는 도덕을 바리지도 않는다.

다만 선(善)과 악(惡)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세상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독립운동가인 김구 선생은 우리에게는 선이지만 일본에게는 테러리스트이듯 오사마빈라덴은 이슬람에게는 영웅이고 미국에는 그 반대일 것이다.

독도가 당연히 한국 땅이지만 다케시마를 일본 땅이라 우기듯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선과 악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도시락을 싸서 가자지구 언덕에 전쟁소풍을 오르는 이스라엘과 그들의 적인 하마스 정부는 누가 선이고 악일까?

솔직한 토크로 화제가 된 가수 신해철은 이전에 토론에 나가면 주변 사람들이 '이해해주지도 않을 토론 하면 뭐해? 나가지 마라' 하고 말렸던 시대가 차라리 나았다고 한다. 이제는 주변 사람들이 복수를 당할까 염려되어 말린다고 한다.

혹 우리 자신도 그 복수에 용인해주고 눈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상은 마치 우리가 대적할 수 없는 거대한 어떤 시스템에 의해 저항할 의지를 갉아먹고 있는 듯하다.

한국 사회를 희망과 절망 사이에 패인 낭떠러지 속으로 몰고 갔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2013년도 4월을 맞았다. 하지만, 그 선거로 희망을 보았던 사람들에게 책임지는 자세로, 절망을 경험한 백성에게는 또 다른 희망의 기회를 줄 착한 정치인들이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거제에서도 2014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면 권력과 기득권에 동정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선과 악, 그리고 정의는 정치인들이 세우는 것이 아니다. 거제 시민들이 자신을 싸고 있는 이념과 사상에 맞서 싸우기를 꺼려하지 않는다면 저절로 바로 세워질 것이라 믿는다. 

옳다고 하는 것은 반드시 선은 아니다. 타자에게는 악이 될 수 있고 분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어떤 일을 할 때 부끄러움이 없는지 생각해보고 있다면 수치심을 가지자. 부끄러움은 부끄러운게 아니라 그 자체가 순수하다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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