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프리카 재배로 제17회 경상남도 농수산물 수출 탑을 수상한 이정모 씨. 그는 먼저 이번 수상에 대해 "거제시농업기술센터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술지도 덕분"이라고 겸손해 하며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가 파프리카 농장을 시작한지는 13년. 1999년까지 토마토 농장을 해오다 IMF가 닥치면서 토마토 농장 규모가 축소돼 새로운 품종에 눈을 돌렸다. 이 때 이 씨가 선택한 것은 당시만 해도 생소한 '파프리카'였다.
"파프리카가 한국에 유입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아 초기에는 첨단시설 개보수의 문제나 재배기술에 어려움이 뒤따랐다"며 그 때를 회상했다.
1000평 규모의 농장으로 성공에 대한 확신도 없이 시작했지만 수익이 안정되고, 수출량도 늘어나면서 점차 자부심을 느꼈다고. 더구나 국내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파프리카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면서 국내 판매량도 나날이 높아져갔다.
거제에서 파프리카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은 단 두 명. 이 씨 농장의 차별화 전략은 농약을 쓰지 않는 '천적' 재배법이었다. 농약은 꽃이 피기 전 초기에만 사용하고 꽃이 핀 후에는 해충의 천적을 이용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천적을 이용하는 것이 다소 쉬워 보이지만 해충과 비율을 적절히 조절해야 당도도 높고 깨끗한 과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시설 첨단화와 농작물을 배려한 온실높이, 탄산가스 사용과 같은 방법도 이용하고 있다.
그는 "더구나 거제는 다른 지역보다 소비처가 조성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며 "그래서 규격품은 일본으로 수출되고 규격품 외에는 국내시장에서 활발한 유통시장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성과가 있기까지 이 씨의 부단한 노력이 뒤따랐다. 진주원예농단에 소속된 이 씨는 거제에도 안정된 파프리카 시장을 형성하고자 일본시장의 가격장난으로 폐기처분 위기에 놓인 파프리카 500톤 중 5톤을 고현시장으로 가져와 무상으로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그는 "생소한 농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예상 외로 사람들의 호응이 좋아 이 일이 있은 후 파프리카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고 뿌듯해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13년동안 30만불 수출 실적을 낸 것은 처음이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 기쁘다"며 "지금은 일본으로만 수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소 어려운 호주, 미국시장을 공략해 우리 거제의 파프리카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