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 개방화로 중국산 등 밀려와
한 때 농가소득에 크게 한몫을 차지했던 거제군 관내의 맹종죽이 수입개방화 물결에 따라 밀려드는 중국산, 대만산 그리고 태국산 등의 죽순가공 완제품으로 인해 재배농가들의 소득증대는 물론 죽순재배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돼 재배농가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하청면 단위농협(전무 김유곤)에 따르면 "관내에서는 1백30여 ha 4백여 농가가 맹종죽을 재배하여 연간 1천2백톤의 수확으로 3억여원의 소득을 올려 왔는데 값싼 외국산이 들어오면서부터 시세하락으로 인건비 충당도 제대로 되지 않아 재배농가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예년의 경우 1kg당 최저가격이 3백여원으로 거래됐으나 지금은 시중시세가 90원까지 폭락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10일경부터 출하가 시작돼 하루 평균 30여톤의 맹종죽이 생산되고 있으나 관내의 동해식품(대표 김원국·48)은 1일 생산량의 10% 정도인 2~3톤만 가공처리되고 나머지 90%는 농협계통 출하에 의해 부산 등지의 공판장으로 출하되고 있다.
해마다 국내 맹종죽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던 거제군의 죽순은 외국산에 비해 맛과 향이 뛰어나고 영양가에서도 월등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처가 중국음식점이며 이들 음식점은 질은 나쁘지만 가격 면에서 국산의 절반 밖에 하지 않는 중국산 마죽을 사용하고 있다. 마죽은 중국의 큰 통대나무로 죽순은 질기고 맛이 없지만 자국물품이라면 끝까지 고집하는 중국사람들이고 보면 국산 맹종죽은 판로를 잃게 되고 가격도 하락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편 매년 1천2백여톤 정도가 생산되어 왔던 맹종죽의 생산량도 금년에는 30% 정도의 감소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예년에 비해 올해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해 밤에만 자라는 맹종죽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고 또 인건비에도 못미치는 생산가격 때문에 비배관리도 하지 않았던 점에 그 원인이 있기도 하다. 하청면 김모(50)씨에 따르면 "이러한 여건에서 죽순을 재배한다는 것은 인건비도 충당하기 어려워 앞으로는 죽순재배를 포기해야 할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