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마저 비웃는 '불법현수막'은 오늘도 계속∼
단속마저 비웃는 '불법현수막'은 오늘도 계속∼
  • 김창민 기자
  • 승인 2013.0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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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단지·가로등 등 설치 난무…하루 50개씩 폐기해도 그때 뿐
업주 "광고효과 차이 커" 난색…시 "시민의식 개선해야" 호소

▲ 불법현수막이 1년에 1만3000개, 하루에 40∼50개씩 폐기되고 있지만 시의 적극적인 관리·단속에도 근절되지 않고 있어 시민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주거단지 등 도심 곳곳에 설치된 현수막들.

최근 현수막 게시대 위탁문제를 놓고 잡음이 발생한 가운데 고현동 등 도심 곳곳에 설치된 불법현수막이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

이에 따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시의 꾸준한 관리단속에도 불법현수막이 근절되지 않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 도시과에 따르면 거제지역에 현수막 게시대는 104개. 여기에는 422개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고현동 등 도심의 주거단지나 가로등 등 공식 게시대가 아닌 곳에서 현수막들이 활개치고 있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4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에 따르면 공중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며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반주거지역이나 전봇대, 신호기, 가로등 등에는 자사광고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수거돼 폐기된 불법현수막은 1만3000여 개이며 이는 한 달에 1000개, 하루 40~50개가 폐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을 모두 폐기하게 되면 하루에 150만원이 버려지는 셈이다.

올해에도 지난달까지 3200개 가량이 폐기돼 예년과 비슷한 양을 기록하고 있어 불법현수막과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불법현수막 근절을 위한 강력한 지도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고현동에 사는 이모(26) 씨는 "우리 집 근방에 여러 개의 불법현수막이 걸려 있다"며 "애초에 게시대가 아닌 곳에는 설치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시민 강모(33·고현동) 씨는 "불법현수막이 곳곳에 너무 많이 걸려 있어 이제는 일상으로 느껴질 정도"라며 "행정 차원에서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불법현수막을 설치하는 업주들은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 개의 현수막을 일주일 동안 게시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00원으로 큰 비용은 아니다. 단, 비용문제보다는 광고효과 때문에 공식게시대가 아닌 도로변에 현수막을 게시하는 업체들이 많다.

결국 업주들은 불법이라도 도로변과 가로등 등에 현수막을 설치함으로써 매출신장을 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현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광고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설치해야 하는데 그런 곳에는 지정게시대가 없더라"면서 "현수막 제작비용을 최대한 회수하려면 불법이더라도 유동인구가 많은 요지에 설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업주도 "실제로 요지에 현수막을 설치했을 때 매출이 크게 올랐다"며 "그 정도의 차이라면 과태료를 부과하더라도 도심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도시과는 불법현수막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애로사항이 많다고 호소했다. 꾸준한 관리단속에도 줄어들지 않는데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이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도시과 관계자는 "도심 요지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이 요즘 같은 불경기에 효과는 좋을 것"이라면서도 "그런 곳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업주들의 의식부터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수막 게시대를 도심 요지에 옮겨 세우는 것은 미관을 해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다"며 "단속원들이 불법현수막을 근절해보자는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매일 적극적인 단속을 펼치는 것만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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