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3일까지 순회 간담회…업무경감, 조직 및 인력확충 등 제도개선 박차
고(故) 이민재·강민경·안광남. 이들의 이름에서 공통점을 찾으라면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지만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인 사회복지직 공무원 중에서는 이 이름들을 들으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이름들은 지난 1월 경기 용인과 2월 성남, 그리고 3월 울산에서 주변을 안타깝게 했던 사회복지직 공무원 투신사건의 당사자들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회 복지직 공무원 수는 1만여 명으로 단순 계산으로도 1인당 약 5000명의 사회복지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지난 2월 자살한 성남시 여성공무원의 경우에는 맡은 주민 수가 웬만한 중소도시 인구 수준이었다고 한다.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복지정책은 45% 늘었고 복지대상자도 158% 증가했지만 공공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불과 4.4%밖에 늘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사들의 주 평균 근무시간은 50.39시간이며 심한 경우 120시간에 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회복지의 일선에 있는 이들이 오히려 복지의 사각지대에 서 있는 셈이다.
거제시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 복지직 공무원들의 평균 민원 담당 5000명보다 2300여명 많은 7300여명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면·동에서 복지업무를 담당하는 33명을 거제시 인구 24만명으로 계산했을 때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 유동인구까지 포함할 경우 복지담당 공무원들의 업무는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이처럼 과중한 업무로 고통받고 있는 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고충을 듣고 처우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거제시에서 일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12일부터 복지업무담당자와 대화의 시간을 가진데 이어 면·동 복지담당자와 순회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오는 23일까지 면·동 복지담당자 33명을 대상으로 6개 권역을 나눠 실시되며 담당 국·과장은 일선 업무담당자들로부터 복지행정 관련 생생한 현장목소리를 듣고 이를 시정에 반영하는 등 제도개선에도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
이와 관련 조용국 주민생활국장은 지난 12일 장평·고현·상문·수양동 등 4개 동 복지 담당자 6명으로부터 복지업무 현황과 고충을 들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먼저 복지담당 인력 부족을 토로했다. 수양동의 경우 2013년 3월 말 현재 인구가 1만8090명인데도 담당자는 1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복지공무원 1인이 담당해야 하는 민원 5000명의 거의 4배 수준인 셈이다. 담당자는 업무량이 많은 이유로 전화민원과 창구방문 상담, 각종 물품전달, 독거노인 돌봄, 여타업무와 겸직을 지적했다.
또 내부 사무처리 및 복지관련 전산시스템 운용 등으로 복지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용국 국장은 "복지업무가 한꺼번에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중앙정부도 인식하고 있어 조직과 인력 확충, 업무 경감 등 개선책이 곧 마련될 것"이라면서 "사명감을 갖고 주민복지서비스 향상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거제시는 복지공무원의 사기진작 개선방안으로 상반기에 역량강화워크숍과 대화시간, 순회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하반기에도 심리치료 프로그램 운영과 선진복지시설견학 및 벤치마킹을 실시하고 복지스터디 그룹을 적극 지원해 복지공무원의 처우개선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