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도 물 좀 주소, 우리도 유권자요"
"우리 집에도 물 좀 주소, 우리도 유권자요"
  • 김창민 기자
  • 승인 2013.0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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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마을 간이상수도 노후화에 단수 빈번…각종 혜택 누리는 삼거마을과 비교
주민들 "시가 배수관 교체·관리하라" 요구…행정 "조례 따라 지원 불가" 고수

마을상수도를 사용하는 주민들이 노후관 교체 등 마을상수도 관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행정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구천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구천마을에 사는 48세대 주민들 중 절반 가까이가 수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 하고 있다.

수돗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은 모두 마을상수도를 사용하고 있어 필요할 때마다 수돗물이 나오는 이웃집에서 물을 얻어 써야 하는 형편이다. 마을주민들은 이 같은 현상이 4년째 반복되고 있고 현재의 마을상수도는 40년 동안 사용한 것으로 노후화가 심해 교체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의 요구는 받아들여 지지 않고 있다. 시에 시수도 유입과 노후관 교체 등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조례상의 문제만을 거론하며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마을주민은 "매 분기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시에 계속 교체를 요구했는데도 바뀌는 게 없으니 어떡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또 구천댐 상류지역인 삼거마을과 비교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거마을은 시수도 무상유입 등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하류지역인 구천마을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전혀 누리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구천마을 유원주(69) 이장은 "유권자가 적게 살고있는 작은 마을이니 무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구천댐 조성 이후 냉수나 냉해 피해를 많이 입은 곳은 실질적으로 하류지역인데도 그에 대한 보상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상하수도과는 2011년 구천마을에 상수도관이 설치됨에 따라 마을상수도 수리비용은 더 이상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제시 마을상수도 및 소규모급수시설 관리조례'에 따르면 마을상수도는 상수도가 공급이 되지않는 지역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소규모급수시설로 설치한 것이다. 하지만 이 조례는 상수도 공급이 가능한 지역은 마을상수도를 폐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

시 관계자는 "조례상 구천마을상수도를 폐쇄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당장의 폐쇄 대신 소독과 청소 등 관리를 해 왔다"면서 "마을상수도 관리예산이 바닥나 더 이상의 관리는 힘든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마을상수도를 계속 사용하려면 주민들이 직접 관리를 해야 한다"며 "조례에 따라 시 차원에서 더 이상 마을상수도를 관리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현행 '수도법' 제7조에 따라 상류지역과 하류지역의 처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상수원보호구역인 상류지역은 목욕·세탁조차도 마음껏 하지 못하는 등 제약이 많기 때문에 최소한의 편의라도 봐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삼거마을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는 않지만 그에 준하는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하류지역은 그런 제약이 없는데도 상류지역과 똑같이 대우해 달라는 요구는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삼거마을 주민들은 많은 제약을 받으며 불편을 감수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유입이라도 해주자는 취지였다"며 "구천마을은 그 정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상황이어서 똑같이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상수도를 사용하려면 집집마다 수도관을 연결해야 하는데 세대당 1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출해야 해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류지역의 범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구천마을에 무상으로 해줬다가는 이웃마을들도 같은 요구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 섣불리 해줄 수 없는 노릇"이라고 난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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