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위기 해석들에 대한 실망
한반도의 위기 해석들에 대한 실망
  • 거제신문
  • 승인 201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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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석 칼럼위원

▲ 이아석 남해안시대포럼 의장
새 정부가 들어서기 무섭게 한미군사훈련을 빌미로 시작된 북쪽의 전쟁위협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얼핏 일반적 견해로 보아서는 젊고 세습에 따른 지도자를 옹립하려는 권력안정의 구실로 저러는가 싶었는데 공갈이나 협박치고는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다.

만약 제풀에 주춤해지거나 무슨 계기로 주저앉는다고 해도 한반도의 불안을 조성하려는 저들의 근본이 바뀌지 않는 한 북의 불장난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할 것이고, 이것이 단지 국방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커질 것이다.

다행이도 몇 달 간의 계속되는 전쟁 위협 앞에 우리 국민들은 당혹해 하거나 야단스러운 분위기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전쟁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양치기 소년 같은 저들의 허언과 경거망동에 일일이 대응하는 게 진력이 난 셈이다. 그런데 정작 한반도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현상을 향해 표현하고 해석하는 행태가 더 불안을 조성하고 과장되고 있다.

적어도 60년에 걸쳐 크고 작은 도발을 저질러 온 호전적 집단을 마주하고 있는 한국민들의 안보에 대한 의지와 정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마치 모든 안보적 역량을 미국이나 유엔에 맡겨버린 채 경제적 실익에만 몰두하는 양 오도하는 표현들을 쓰고 있다.

필자가 최근에 접한 서구와 미주의 유력 뉴스위크들은 한반도의 양상이 호치민이 이끌던 과거 베트남의 미국과 월맹을 빗댄 듯 저급하기 그지없다.

물론 이러한 방관자적 표현과 해석의 진원지가 북쪽이고, 전례 없는 분단의 대치상황이 계속되다보니 나오는 얘기지만 남남갈등을 부추길만한 잡다한 얘기들을 양산하는 보도원은 되지 말았으면 한다.

한반도의 전쟁위협을 두고 걱정하는 사안이 또 하나 있다.

남남 갈등이다. 이 사안은 다분히 북쪽에 의한 기획적인 측면도 있겠으나 오랫동안 정치권에 혼재해 온 종북 세력들과 큰 사안들만 터지면 악의적 댓글을 예사로 숨어 뱉어내는 철없는 네티즌들이 진원지다.

국가안보라고 해서 무조건 일사분란하고 완벽을 기하기란 어렵겠지만 차마 저지르지도 않은 도발에 경제구도가 요동치고 국민적 스트레스가 만연하는 형국인데 정신질환자와도 같은 정치적 견해를 빗대고 주장하는 일은 참으로 이적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요즘의 정부나 국가권력이 안보를 과장하거나 정치적 호재로 만들던 시절과는 판이한데 대체 어떤 이념이 여기에 있고 종북의 철학이 어떤 모양인지 알다가도 모를 사람들이다.

정치평론가들이 북쪽 집단이 미국을 겨냥해 평화협정을 기도한다는 식의 해석을 내리는 와중에 마치 미국 측이 분쟁의 열쇠를 쥐고 남북대치를 조정하는 양 오도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고 한다.

한마디로 북쪽이 원하는 바대로 움직이고 부화뇌동하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이 있기에 저들의 대남전략과 조직들이 상투적인 수법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좀 보수적이고 완강한 분들은 이참에 남남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는 이런 부류들을 깡그리 청소해버려야 한다고 분개한다.

그런 부류들이 네티즌을 자처하고, 심지어는 국회의사당을 드나들고, 민족을 운운하는 헛된 망상을 버리지 않는 한 북쪽의 저 철없는 도발은 계속될 것이고 도처에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형국을 자처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한 치 앞도 내다보지 않는 정치모리배들이 그들의 치적을 위해 행한 지원으로 지금 북쪽의 전력이 증강되었을 터이고, 개성공단 같은 해괴한 골치덩이가 만들어졌는데도 아직도 종북 세력의 지원군처럼 버티고 앉은 표정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시적이고 충동적인 도발이 일 년이고 이 년이고 밤낮없이 이어질 일은 아니지만 위기를 넘긴 후에 일어날 한가하고 답답한 대비가 더 걱정스러운 게 솔직한 심정이다.

진정한 평화는 위기를 자초하지 않으려는 평상시의 지혜로운 대비에서 시작돼야 한다. 위기를 당해 행해지는 위기에 대한 해석과 오류들은 제상(祭床)에 날아드는 까마귀와 같은 소리들이다.

어쩌면 지금 남북한의 단순한 대치구도 정도는 복잡해질 주변의 다자구도 보다는 훨씬 분명한 해답과 준비를 할 수 있음에도 저들의 경거망동에 일희일비 해야하는 지금의 모양새를 과연 어디까지 끌고 갈 것인지 함께 숙고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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